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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장관의 꿈

Posted April. 25, 2013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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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꿈을 꾼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그렇다고 한다. 내용은 이렇다. 학력고사 전날에 수학이나 세계사를 아예 공부하지 않았다, 사법시험 채점이 무효라는 통보를 받는다. 첫 국무회의 날에는 모든 과목의 공부가 안 돼 있는 꿈이었다. 누가 조 장관에게 스트레스를 줬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첫 국무회의를 하면서 장관들에게 일일이 당부했다. 여성가족부에는 여성의 임신부터 출산 육아 등 전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정책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 여성 인력 문제는 전 부처와 관여되니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조율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라, 여성 청소년 가족 업무가 해당되지 않는 부처가 없으니 관성대로가 아니라 창의적으로 하라고 얘기했다.

모든 과목을 공부하지 않았다는 꿈은 첫 국무회의를 했던 날에 꿨다. 한두 개 과목이 아니고 모든 과목을 공부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니 스트레스가 특히 심했던 모양이다. 조 장관에 대한 박 대통령의 애정은 각별하다고 알려졌다. 임명장을 주면서 조 의원은 뭘 하나를 하면 깊이 들이파더라. 부처에 가서도 그렇게 해 달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데 장관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속으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몰라도 겉으로는 행복해 보인다. 동아일보와 채널A의 공동 인터뷰를 위해 3월 25일 집무실에서 만났다. 화사하고 밝은 표정이었다. 이야기를 시종일관 즐겁게 이어갔다. 기자는 속으로 생각했다. 잘나가는 장관은 역시 달라. 여성가족부 일정은 잘나가는 조 장관의 일상을 보여준다. 취임(3월 11일) 이후 지금까지 신문 잡지 방송 통신을 합쳐 26곳과 인터뷰를 했다. 다음 달 5일까지 3곳이 더 예정됐다.

의욕 역시 왕성하다. 대통령에 대한 업무계획 보고를 준비할 때는 실국별로 릴레이 회의를 했다. 화이트보드 앞에서 8시간 동안 서 있었다는 후문. 정책의 골간을 간결하게 정리하고 시각화해서 담당자와 공유하고 쟁점에 대해 토의했다고 여성가족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대통령이 밀어주고, 장관이 의욕을 보이면 해당 부처에는 힘이 생긴다. 여성가족부 업무는 국민의 모든 생활과 관련되고, 다른 부처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니까 장관이 셀수록 정책을 추진하기가 유리하다.

조 장관은 다른 부처 장관을 만날 때마다 우리를 많이 도와줘야 한다. 여성가족부와 일하면 일이 잘된다, 일이 신난다는 생각이 들게 할 테니 많이 도와 달라고 요청한다. 국무회의에서는 여성가족부가 스스로 빛나는 별이 아닌, 다른 별을 빛나게 해주는 칠흑 같은 밤하늘이 되겠다면서 협조를 요청한다. 대통령이 아낀다고 알려진 장관이 겸손하게 나오면 다른 부처가 신경을 더 쓰기 마련이다.

문제는 부처보다 장관이 더 주목을 받으면서 생기기 쉽다. 정치인 출신 장관이 개인적 행보를 의식하거나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는 경우다. 장관의 거취에 따라 부처 자체가, 정책 자체가 영향을 받기 쉽다. 좋은 쪽이 아니라 나쁜 쪽으로.

여성가족부의 업무추진계획 제목은 여성행복 가족행복 국민행복, 여성가족부가 앞장서겠습니다이다. 서울시의 여행() 프로젝트를 떠올리게 한다. 여성이 행복한 서울을 만들자는 정책. 여성 유권자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2007년 시작했다. 유엔 공공행정상을 3년 연속(20082010년) 받았고, 세계 대도시연합회인 메트로폴리스의 특별상(2010년)을 수상했다.

지금은 어떨까? 오 시장은 신임을 묻는 식으로 시도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자 2011년 8월 물러났다. 여행 프로젝트 역시 같은 해에 중단됐다. 조윤선 장관의 정책은 성공하기를 바란다. 정치인 조윤선의 꿈을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