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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창조경제 능력 중보다 뒤진 25위

Posted April. 15, 20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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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도()를 측정하는 젓가락, 이동거리를 모바일로 공유해 경쟁하게 하는 만보계, 경북 문경의 오미자 농사, 아파트 층간소음 해법까지.

박근혜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창조경제를 내세우자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 할 것 없이 유행어처럼 창조경제를 갖다 붙이고 있다. 그럴수록 창조경제는 개념이 모호해지면서 미궁에 빠져들고 있다.

동아일보는 창조경제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제대로 창조경제를 구현할 수 있도록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와 함께 창조경제로 가는 길을 제시한다. 한국의 현주소를 진단하기 위해 동아베인 창조경제지수(DBCE지수Dong-ABain Creative Economy Index)도 만들었다.

동아일보와 베인앤드컴퍼니는 창조경제를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이를 사업화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성공의 선순환을 만들어 내는 4단계 선순환 구조로 정의했다. 각 단계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서로 연결되게 해야 창조경제 강국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DBCE지수는 이 4단계를 총 32개의 핵심지표로 측정해 산출했다.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중국 등 35개국을 대상으로 DBCE지수를 매긴 결과 한국은 25위에 그치는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과 터키가 각각 22위, 24위로 우리보다 더 창조적인 국가로 꼽혔다. 1위는 미국이 차지했고, 정부가 창조경제 롤모델로 제시한 이스라엘은 9위였다. 일본은 32위에 머물러 경제 선진국이 곧 창조경제 선진국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한국은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아이디어 창출 단계에서 31위에 그쳐 가장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주입식 교육의 영향으로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이 최하위권에 그친 탓이다. 창조적인 사람을 괴짜로 몰아가며 배격하는 사회 분위기도 활발한 아이디어 창출의 발목을 잡았다. 성공의 선순환도 28위에 머물렀다. 창업 성공은 물론이고 실패의 값진 경험이 사회의 자산으로 대물림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반면 아이디어 사업화와 사업 확장은 각각 19위, 14위로 중위권이었다. 정부의 창업 육성 제도와 대기업이 주도하는 첨단기술 경쟁력,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등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덕분이다.

한국의 창조경제와 관련해 국가대표 선수는 세계 정상급인데 일반 국민의 생활체육 수준은 형편없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제 창조경제도 선수가 아닌 토양을 키워야 할 때라며 창조경제 정책이 첨단산업 연구개발(R&D)과 특허 확보 중심으로 짜여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이 참여하는 상상개발(I&D)이 대중화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혁진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는 생태계 전체를 염두에 두고 아이디어 창출, 성공의 선순환 시스템 등 창조경제 구현의 누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석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