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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부 기준금리 인하 신경전?

Posted April. 06, 2013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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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정부에서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5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금융 점검회의(일명 서별관 회의)에 불참했다. 이를 두고 정부와 금융권에서는 금리 결정을 앞두고 불필요한 의혹을 피하려는 것이라는 해석과 한은의 고유영역을 침범해 금리 결정 방향에 간여하는 데 대한 불만 표시라는 엇갈린 분석이 동시에 나왔다.

이날 회의에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원동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 총재는 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한은에 머물렀다.

회의가 끝난 뒤 김 총재는 서별관 회의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요한 시기에 중앙은행 총재는 중앙은행에 있어야 한다라고만 답했다.

당초 김 총재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은이 이 자리에서 정부와 기준금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 총재는 지난해 7월 서별관 회의에 다녀온 이틀 뒤 열린 금통위에서 시장의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3.25%에서 3.0%로 전격 인하한 적이 있다.

결국 김 총재가 회의에 불참한 것으로 최종 확인된 뒤에 금융권은 그 의미를 해석하느라 분주했다.

이와 관련해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서별관 회의에 참석한 뒤 금리를 내리면 마치 정부와 조율하고 인하한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만큼 김 총재가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춰 금리를 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김 총재가 금리를 내리라는 정부의 압박에 대한 불편함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추진하는 정부와 청와대는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황진영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