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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상업차관 빌리기 위해 통역관은 눈물로 빌어야 했다

한국 첫 상업차관 빌리기 위해 통역관은 눈물로 빌어야 했다

Posted April. 05, 2013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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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선거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진 50대 이상 유권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시대를 경험했던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딸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아버지 세대 가 이룬 경제 기적의 역사라는 과거를 보는 동시에 새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고 싶어 한다. 그런 한편에서는 최근 법원의 긴급조치 위헌 판결 등 독재 시대 민주화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를 관통해 왔던 상반된 가치와 관점들이 한꺼번에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좌냐 우냐, 보수냐 진보냐 하는 이념 갈등과 함께 성장이냐 복지냐, 안보냐 경제냐 하는 논란에 세대 간의 갈등까지 있다. 많은 사람이 사회통합을 바라는 것은 이 때문이다. 화합만이 통일시대라는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 저명한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와의 대화라는 말을 남겼다. 현재 시점에서 우리가 미래 역사로 전진하려면 과거와의 대화가 필요하다. 그 출발점은 박정희 시대여야 할 것이다.

삼성이 소니를 이기고 현대자동차가 세계를 휩쓸고 문화 스포츠 한류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요즘, 우리가 갖고 있는 힘은 무엇이고, 우리 내부에 있는 갈등은 무엇이고, 우리의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정리할 때가 됐다. 우리는 거기서 얻는 교훈으로 미래로 가는 엔진의 힘을 재충전해야 한다.

전쟁 이후 잿더미라는 절망과 좌절 속에서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시작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려면 초심()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일환으로 동아일보는 창간호를 통해 이제 막 대통령이 되었던 1964년 박정희의 이야기를 싣기로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처음을 보았던 사람으로 1964년 말 서독 국빈 방문에 통역관으로 따라간 백영훈 당시 중앙대 교수(현 한국산업개발연구원장사진)가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경험한 그는 가난한 조국을 후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집념으로 가득했던 젊은 박정희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1000m 지하 갱도에서 목숨 바쳐 일했던 파독 광원들과 동양에서 온 천사라는 말을 들으며 헌신했던 파독 간호사들이야말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룩한 초석이라고 말한다. 동아일보는 앞으로도 다양한 기획물로 이념의 잣대가 아닌 역사의 주역 국민의 관점으로 현대사를 정리할 것이다. 젊은 박정희의 모습은 그 첫 회 격이다.



허문명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