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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교황 특수 경제난 이 함박웃음

Posted March. 12, 201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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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의 로마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자진 사임과 새 교황 선출이라는 큰 행사를 맞아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AF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떠나는 교황과 새로운 교황의 선출을 직접 보기 위해 가톨릭 신자와 관광객들이 로마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베네딕토 16세가 사임 발표 후 교황으로서는 마지막으로 지난달 27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신자들을 만날 때에는 약 15만 명이 운집했다고 이탈리아 정부는 추산했다.

성 베드로 광장 인근의 메트로폴리스 호텔을 소유하고 있는 안토니오 갈라티 씨는 경제 침체로 관광객이 줄어 로마 시내 호텔들이 울상이었는데 교황 선출 특수로 로마가 가톨릭 신자들로 넘쳐나 손님을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성 베드로 성당과 가까운 호텔은 하룻밤 숙박비가 1000유로(약 142만 원)를 웃도는데도 방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교황 선출 투표가 이뤄지는 시스티나 성당에서 나오는 흰 연기를 볼 수 있는 호텔방은 웃돈을 줘도 구하기 어렵다.

시내의 노점상과 상점도 넘쳐나는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성 베드로 광장으로 연결되는 비아 델라 콘칠리아치오네(화해의 길)의 기념품 가게는 지난달 11일 교황 사임 발표 이후부터 고객이 증가하기 시작해 부쩍 매상이 올랐다. 이 길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안드레아 마로타 씨는 교황 사임 이후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인들은 후임 교황으로 남아메리카 출신 추기경이 선출되길 바라고 있다고 AFP는 보도했다. 세계 가톨릭 신자의 40%가 몰려 있는 남미에서 교황이 탄생하면 첫 남미 출신 교황을 보기 위해 남미에서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로마 당국은 남미 출신 교황이 선출되면 취임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만 적게 잡아도 20만30만 명은 될 것이라고 11일 예상했다.

교황 선출 특수는 온라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로마의 한 정보기술 업체가 개발한 아이폰용의 콘클라베 경보란 애플리케이션은 8일 출시 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앱은 주요 새 교황 후보 추기경과 콘클라베(교황 선출 비밀회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앱을 개발한 안드레아 도티 씨는 한국이나 북미 등 유럽 외 지역에서도 인기라고 말했다.



백연상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