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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김정일-정은 부자, 반칙왕 NBA팀에 열광

북김정일-정은 부자, 반칙왕 NBA팀에 열광

Posted March. 06, 2013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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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지난달 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만나기 전인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시카고 불스의 친선경기 때 이미 한 차례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미국은 같은 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4자회담에서 북한에 농구선수 이명훈의 NBA 진출을 허용할 테니 핵개발을 양보하라는 협상 조건을 내걸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로드먼의 농구외교가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네이트 세이어 전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 기자는 미국의 북한담당 관리, 스포츠 에이전트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북한 지도부의 광적인 미국농구 사랑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4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6자회담에 자주 등장하는 이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NBA의 역사와 통계, 심지어 NBA 선수들의 별명까지 줄줄 외우는 광팬인 것으로 밝혀졌다. 1991년 조지워싱턴대 콘퍼런스에 참석했던 이 국장은 오후 8시가 되자 하느님 맙소사, 시카고 불스 경기할 시간이다. 빨리 TNT(농구 전문 케이블 채널) 틀어라고 소리치면서 조용히 해라. 스코티 피펜(당시 시카고 불스 선수)이 부상에서 회복했는지 봐야 한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주의까지 줬다. 1997년 이명훈의 미국 진출을 담당하며 자주 북한을 방문했던 토니 론존 NBA 영입담당자에 따르면 김정은의 농구 사랑은 김정일에게서 물려받은 것으로 이 부자는 시카고 불스와 NBA 공공의 적으로 불릴 정도로 자주 반칙을 일삼았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를 특히 좋아했다. 당시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 중이던 김정은은 북한 대사관 리무진을 빌려 파리까지 가서 시카고 불스의 방문 친선경기를 보고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당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김정일이 직접 나서 장신 센터 이명훈을 NBA에 진출시키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그러나 외교관계가 없는 미국 스포츠계에 직접 진출시키는 것이 여의치 않자 캐나다에 스포츠 에이전시를 세워 이명훈을 캐나다를 거쳐 미국에 입국시키는 편법을 썼다. 당시 이명훈 주위에는 그의 망명을 막기 위한 감시원들이 항상 에워싸고 있었다. 당시 이명훈과 동행했던 북한 코치는 병이 나서 북한에 돌아가야 할 처지가 되자 공항에서 돌아가기 싫다며 비행기 입구 손잡이를 잡고 대성통곡을 해서 캐나다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적성국 교역법을 들어 이명훈의 NBA 진출을 거부했던 미국은 1997년 12월 제네바 4자회담에서 이를 허용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우며 비핵화에 합의하라고 북한에 제의했고 이에 화가 난 김정일은 이명훈을 귀국시켰다.

마이클 조던을 유별나게 좋아했던 북한 지도부는 2001년에 이어 올해 1월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와 에릭 슈밋 구글 회장 방북, 지난달 로드먼 방북 때도 조던에게 함께 와달라고 초청했으나 조던이 모두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미경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