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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울고 있다 김종훈은 그렇게 떠났다

아내가 울고 있다 김종훈은 그렇게 떠났다

Posted March. 06, 2013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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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미국으로) 돌아가자며 울고 있습니다. 정말 힘듭니다.

4일 사퇴한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사진)는 3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자신의 사퇴 결심을 전하며 만류하는 박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내가 밟혀 (미래부와 새 정부가) 힘을 받는다면 기꺼이 희생할 수 있다며 다른 좋은 사람이 와서 미래부를 이끌었으면 좋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동아일보는 5일 김 전 후보자의 손위 처남인 정크리스토퍼영 회장이 운영하는 키스톤글로벌의 핵심 관계자 A 씨를 만나 김 전 후보자의 전격 사퇴 후 심경과 행적을 전해 들었다. 김 전 후보자는 장관 내정 후 정 회장과 2, 3일에 한 번꼴로 만나 신변 문제를 상의했다. 사퇴 발표 직후에도 정 회장과 점심 식사를 하며 3시간 가까이 고충을 털어놓고 조언을 들었다. A 씨는 이 모든 자리에 배석했다.

A 씨는 김 전 후보자가 사퇴한 가장 큰 이유는 가족 때문이라고 했다. 내정 이후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자 김 전 후보자는 정 회장에게 여러 차례 (각종 루머 때문에) 가족이 파렴치한 취급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 전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은 정치권의 무분별한 발목잡기와 공세 과정에서 가족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면서 가족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A 씨는 사퇴 기자회견 직후 점심 식사 자리에서는 답답한 심정을 억누르지 못해 여러 번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미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 국내에 지인이 거의 없는 김 전 후보자의 충실한 상담 상대였다. 김 전 후보자는 하루 10번가량 통화하며 언론 매체나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상담할 정도로 고민이 컸다고 한다.



박창규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