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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핵기술 상당 수준 축적 규약 없다면 무기 제조 가능

한국, 핵기술 상당 수준 축적 규약 없다면 무기 제조 가능

Posted February. 14, 2013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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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3차 핵실험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원자력을 전력 생산과 연구 등 평화적인 목적으로만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 개발 능력이 있느냐를 평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그러나 원자력발전 관련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우라늄 원석을 발전용 또는 연구용 핵연료로 제조하는 기술도 갖고 있기 때문에 여건만 갖춰진다면 핵무기 제조는 불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1956년 미국과 한미 원자력협정을 맺고 원자력을 비군사적, 민간 목적으로만 이용하겠다는 전제하에 관련 기술을 도입했다. 이 조항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러나 기술적으로만 본다면 핵무기를 만드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원자력 연구를 하면서 핵폭탄 제조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지식을 상당 수준 축적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핵무기를 만들려면 핵연료의 폭발을 유도하는 기폭장치 기술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화약무기를 많이 제조한 경험이 있어 개발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핵연료다. 핵연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라늄 농축시설 또는 플루토늄 재처리시설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연구용으로 우라늄 농축을 했던 적이 있다. 2000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레이저를 이용해 내부 물질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우라늄 0.2g을 농축하는 실험을 실시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사찰을 받았다. 연구 목적이었지만 규약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우라늄을 농축하는 데 필요한 설비인 초고속 원심분리기를 갖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다. 원심분리기를 만들려고 해도 국제적으로 수출입 제한 품목으로 묶여 있어 부품조차 구하기 어렵다.

플루토늄 재처리 기술도 어느 정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사용후 핵연료를 다시 한 번 발전용 연료로 쓰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즉, 핵폭탄용은 아니지만 핵연료를 다룰 수 있는 기술은 있다는 얘기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월성원전 14호기에서 나온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면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



전승민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