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3차 핵실험이라는 시한폭탄이 째깍거리고 있다. 한국과 미국, 중국 등이 외교력을 총 동원해 저지에 나서고 있지만 핵실험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2006년 10월과 2009년 5월의 학습효과 탓인지 3차 핵 실험을 하면 중대한 조치(significant action)를 취하겠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2087호)나 최대 후원국 중국의 압박도 별효과가 없는 듯하다.
이번 핵실험은 1, 2차 실험과 차원이 다르다. 핵개발의 거의 마지막인 화룡점정()의 단계다. 핵 실험 위력이 각각 1kt과 24kt 수준에 불과했던 1,2차의 플루토늄 핵실험보다 한층 향상된 성능을 입증한다면 핵무기의 실전배치단계로 들어갈 수 있다. 2002년부터 모으기 시작한 고농축우라늄(HEU)으로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 40여kg의 플루토늄과 HEU를 이용해 핵무기를 양산한다면 북한은 실질적 핵파워 국가가 된다. 이미 사거리 1만3000km에 달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완성할 날도 멀지 않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인()할 수는 없지만 북한의 실질적인 위협을 인정하고 북한의 도발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국방정책을 새로 짜는 것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이대로 가다간 북한의 핵미사일이 서울 하늘을 덮쳐도 요격수단이 전혀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으로 주한미군 핵무기를 전량 철수한 뒤 미군의 핵우산을 토대로 확장된 핵 억지력을 제공하고 있지만 우리의 안보를 미국에게만 맡길 수는 없다.
1, 2차 핵실험 때에 직접적인 피해를 경험하지 않은 국민들 사이에 별일 있겠나 하는 불감증이 만연해서는 곤란하다. 어차피 핵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논리는 허구다. 북한은 그런 약속을 한 적도 없고, 약속을 했다 해도 지키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나. 통일 후를 생각하면 북한이 핵을 갖는 것이 우리에게 손해는 아니라는 식의 접근도 안보근간을 흔들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동아일보 취재결과 북한과 국내 종북()세력이 연계해 주요 정치안보 이슈와 관련한 북한의 주장을 확대 재생산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범민련 남측본부가 북한의 주장에 동조해 최근 자기가 하면 인공위성이고 북이 하면 탄도미사일이라는 이상한 논리에 대해 북은 당연히 용납할 수 없다며 북한의 로켓실험을 옹호했다. 이들은 북방한계선(NLL)은 서해를 전쟁터로 만들려는 노골적인 전쟁기도 제주해군기지는 미국의 북침용 후방 핵기지라는 북한의 주장도 여과 없이 옮겼다. 이런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의 일부가 국회에 진출하는 것은 북한이 집요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은 남한주민의 심리적 무장해제작전이 먹히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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