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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교육 규제 풀면 50만명 먹고산다

Posted January. 30, 201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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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가) 이 정도인 줄 알았으면 애당초 한국에서 학교를 만든다는 생각 안 했을 겁니다.

중견기업인 A씨는 자녀들을 비싼 돈 들여 조기유학 보내는 지인들을 보며 한국에도 좋은 학교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키웠다. 그러던 중 우연히 지방의 사립학교 법인을 인수했다.

하지만 미국 등의 명문 사립학교에 못지않은 학교를 만들겠다는 그의 굳은 결심은 겹겹이 둘러쳐진 규제와 장벽에 질식 직전의 상태다. 미국에서 알던 석사 출신 과학교사를 채용하려던 계획은 교사자격증 문제로 무산됐다. 열심히 일한 선생님에게 인센티브를 주려 했더니 교원단체 소속 교사들이 집단으로 반발했다. 체육관을 짓는 과정에서는 구청과 교육청에 신고하고 심의받을 일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졌다.

제조업 분야에서 자동화가 가속화하면서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육 의료 관광 레저 등 서비스 부문을 키우는 것 외에는 해법이 없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공통된 인식이다. 그런데도 이익집단과 시민단체의 반발에 막혀 서비스 부문 발전을 옥죄고 있는 대못과 가시는 오히려 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주요 공약 중의 하나로 내세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구체적인 논의가 거의 실종된 상태다.

경제 전문가들은 의료 교육 관광 레저 등 서비스 부문 규제 완화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향후 10년간 최대 50만 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20년까지 외국인 환자 100만 명을 유치하면 의료서비스 및 관광업계에 5만 개의 일자리가 더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21만 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교육 분야의 일자리 창출 가능성도 크다. 제도적으로 막혀 있는 고급 보딩스쿨이 국내에 설립되면 교사, 연구보조원, 생활지도사, 기숙사 및 식당관리사 인력을 합쳐 학교 한 곳에 1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긴다. 영리법인의 학교 설립 규제를 풀고, 해외 유학 수요를 국내로 돌리면 향후 10년 내 10만 명이 관련 분야에 취업할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서비스산업의 잠재력을 감안하면 2020년까지 의료 교육 법률 콘텐츠 등 4개 분야에서만 최대 35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은 새 정부는 서비스 규제 완화를 통한 고용 창출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