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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부 행장은 0명 이건 뭐지?

Posted January. 21, 2013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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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직원 2명 중 1명은 여성이지만 여성 임원은 임원 20명당 1명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의 여성 임원은 모두 본부장급으로 4대 은행의 부행장 56명 중 여성 부행장은 1명도 없었다. 여성 대통령 시대는 열렸지만 금융권의 유리천장(일을 잘하고 똑똑해도 여성이 높은 지위에 오르기까지 뚫어야 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일컫는 말)은 여전히 두꺼웠다.

4대 은행 여성 부행장 0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여성은 3만960명으로 전체 직원의 48%였다. 하나은행이 56.9%(7793명)로 여성 직원 비중이 가장 높았고 국민(47.0%) 우리(46.0%) 신한(43.0%) 순이었다.

은행의 여직원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여성 임원 비중은 4대 은행 평균이 4.8%에 그쳤다. 특히 임원 중에서도 상위직급인 부행장은 한 명도 없고 하위직급인 본부장만 11명이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종업원 1000명 이상인 대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6.5% 수준이다. 여성이 직원의 절반인 은행에서 여성 임원 비율은 기업보다 낮은 셈.

주요 시중은행 중 부행장 이상의 여성 임원이 있는 곳은 IBK기업은행, 한국씨티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다. 권선주 기업은행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은 IBK기업은행이 창립 50년 만에 배출한 첫 여성 부행장이다. 그는 공채로 입사해 지점장, 센터장, 본부장을 거쳐 2011년 부행장 자리에 올랐다.

여성 임원 비중이 11.8%로 비교적 높은 한국씨티은행에는 여성 부행장이 3명이다. 김명옥, 유명순, 김정원 부행장이 각각 업무지원, 기업금융상품, 재무기획그룹을 이끈다. SC은행에는 인사본부장과 변화관리추진본부장을 겸직하는 제니스 리 부행장이 있다.

여성 대통령 시대, 유리천장 깨질까

금융권은 첫 여성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유리천장이 깨지지 않을까 주목하는 분위기다. 능력 있는 여성 중간관리자 층이 과거보다 두꺼워져 은행에서 여성 임원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여성정책 공약인 여성 인재 10만 명 양성 프로젝트 같은 움직임이 은행권의 여성 임원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국회에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여성 임원 비율을 5년 내 30%까지 확대한다는 법안이 제출되기도 했다.

실제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최근 여성 임원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2일 설립 이래 처음으로 여성을 1급 지점장으로 승진시켰다. 주인공은 권미희 해운대 마린시티 제니스파크 지점장이다. 이 은행의 4급(과장급) 승진자 56명 중 17명이, 3급(부지점장) 승진자 57명 중 5명이 여성이었다. 한국은행도 창립 62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1급 승진자를 배출했다. 서영경 금융시장 부장은 2011년 2급 승진 후 2년 만에 1급으로 발탁됐다.

권선주 IBK기업은행 부행장은 여성 대통령 시대를 전환점으로 삼아 은행권에도 여성 임원들의 활약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수정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