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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표 할인 친구소개 할인 낯두꺼운 수능 성형의 유혹

수험표 할인 친구소개 할인 낯두꺼운 수능 성형의 유혹

Posted November. 09, 201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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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았다. 놀고 싶어도, 잠이 쏟아져도 공부했다. 밤마다 5지선다형 문제로 꽉꽉 채워진 참고서를 들고 지쳐 집으로 돌아왔다. 그럴 땐 한결 달라진 외모로 대학 캠퍼스를 걷는 나를 상상했다.

수능시험을 앞둔 지난달 강모 양(18)은 이모를 졸랐다. 대학에 들어가서 자신감 있는 퀸카가 될 수 있다는 한 성형외과 광고를 본 뒤였다. 시험이 끝나면 옷을 선물하겠다는 이모에게 옷 대신 성형수술을 시켜 달라고 매달렸다. 수험표가 있으면 할인도 된다고 했다.

8일 수능을 마친 입시준비생들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성형외과의 유혹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 성형외과가 수험생을 대상으로 각종 할인 이벤트 등 뜨거운 마케팅 공세를 펼치기 때문이다. 수능 성형이란 말이 고유명사처럼 사용될 정도다.

이미 일부 성형외과는 수술 예약이 가득 찼다. 본보 취재팀이 7일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에 문의한 결과 수능시험 한 달 전부터 눈, 코 수술 예약이 거의 다 찬 상태라며 지금 예약하면 한 달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성형외과 3곳에서도 오전 수업을 마치고 오는 학생이 많아 오후 수술 일정은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성형외과에서는 100만120만 원 정도 하는 간단한 눈과 코 성형이 가장 인기인데 친구와 함께 오면 추가 할인이 된다며 가슴 확대나 턱 깎기, 지방 흡입 같은 큰 수술도 마찬가지라고 안내했다.

전문가들은 각종 할인 이벤트와 싼값에 현혹돼 무작정 수술을 받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용 목적 성형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다 보니 병원마다 값이 제각각인데, 싼값을 부르는 병원일수록 적정 수용 인원보다 많은 환자를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시간에 쫓겨 제대로 된 상담과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성형수술 부작용 상담 건수는 2010년 2948건에서 지난해 4043건으로 늘었다. 올해에는 10월까지 3120건이 접수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일부 성형외과는 전문의가 아니거나 심지어 미용성형 기술을 배운 비의료인이 수술하는 일도 있다며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전문의의 충분한 상담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승헌 hpar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