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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취업률 84% 마이스터고

Posted September. 22, 2012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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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제조업 국가 독일의 힘은 마이스터(meister)에서 나온다. 중세의 장인()제도를 근대식 교육시스템에 접목해 육성하는 현장전문기술인이다. 시원()은 1897년 빌헬름 2세 당시 결성된 마이스터 연합에서 찾을 수 있다. 독일은 인문계 학교인 김나지움에 진학하는 30%를 빼면 나머지는 실업계 학교인 레알슐레나 하우프트슐레로 간다. 일본도 1969년 직업능력개발촉진법에 따라 탄생한 명공()을 우대한다. 가업() 전수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일본의 장인들은 정부로부터 후한 지원을 받는다.

한국은 1986년부터 대한민국 명장제()를 시행했다. 산업현장 동일 분야에서 15년 이상 종사하고 해당 직종에서 최고의 숙련기술을 가졌으며, 그 숙련기술의 발전과 지위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인정받은 사람이 대상이다. 올해는 기능경기대회 입상 및 자격취득 실적업무개선, 서적 논문 및 매뉴얼 개발 실적, 사회봉사활동과 대외활동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27개 직종 27명의 명장을 선발했다.

미래의 명장을 꿈꾸는 실무형 인재의 산실()을 자임하며 2010년 탄생한 것이 마이스터고다. 바이오, 반도체, 자동차, 전자, 기계, 로봇, 통신, 조선, 항공, 에너지, 철강, 해양 등 다양한 기술 분야를 특화한 21개 고교가 전국 각지에 있다. 최근 조사결과 내년 2월 마이스터고 졸업예정자 중 84.3%의 취업이 확정됐다. 현재까지 수치로도 대졸자 평균 취업률 59.5%를 훌쩍 넘어섰다. 나머지 학생의 취업 절차도 진행 중이니 그 격차는 더 커질 것이다. 마이스터고를 포함한 특성화고의 대학 진학률이 2009년 73.5%에서 올해 50.2%로 크게 줄었다. 이대로 가면 대학졸업장이 능사가 아니라는 인식을 확산하는 데도 마이스터고가 크게 기여할 것 같다.

기업의 고졸자 채용 노력도 마이스터고 성공의 토양을 제공했다. 마이스터고 학생들 사이에 대기업과 공기업 선호 현상이 여전하지만 고졸자나 기술 인력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조금씩 극복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마이스터고가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 성과이지만 차기 정부에서도 계속 유지돼야 할 것이다. 공급과잉의 대학 졸업자 수를 줄이면서 산업현장에서 명장의 전통을 쌓아가려면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하 태 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