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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서 만나는 한국 최고투수-타자 벌써 설렌다

일서 만나는 한국 최고투수-타자 벌써 설렌다

Posted December. 21, 201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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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뛰어넘어 아시아를 대표했던 전설의 선택은 미국도 한국도 아닌 일본이었다.

박찬호(37)가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에 입단한다. 오릭스는 이승엽(34)이 올 시즌 종료 후 요미우리와 결별하고 선택한 새 둥지. 이로써 한국 야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투수와 타자가 일본의 같은 프로팀에서 함께 뛰게 됐다.

박찬호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릭스 입단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그의 계약 기간은 1년이다. 지난달 24일 한국에 온 박찬호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시즌 종료 후 고민을 많이 했다. 현재 메이저리그 4개 팀 정도에서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행 가능성도 언급했고 일본에서 뛰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잔류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듯했지만 결국 그의 선택은 일본이었다.

박찬호의 일본행은 우선 그에게 만족스럽고 구체적인 제안을 한 메이저리그 팀이 없기 때문이다. 박찬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꾸준히 뛸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메이저리거 신분을 보장하지 않는 계약은 곧 38세가 되는 박찬호에겐 분명 부담일 터. 재일교포 3세인 부인 박리혜 씨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의 처가 식구들은 대부분 일본에 거주하고 있다. 일본 생활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는 것이다.

오릭스 입단으로 마지막 선수 생활은 한국에서 하고 싶다던 그의 바람은 오히려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찬호의 한국행은 올 시즌 종료 후 뜨거운 이슈였다. 하지만 현 제도에서 그가 내년에 당장 한국에서 뛰는 것은 불가능하다. 박찬호는 내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면 2012년부터 한국에서 뛸 수 있다. 박찬호로서는 선수 생활 공백 없이 내년 일본에서 뛰며 한국 구단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한 셈이다.

박찬호는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하며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장을 열었다. 그는 2000년 18승을 올리는 등 19972001년 5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며 정상급 투수로 자리 잡았다. 부상과 슬럼프에도 도전을 이어간 끝에 올해 노모 히데오(일본)가 갖고 있던 아시아인 최다승을 경신(124승)했다.

박찬호와 이승엽은 각종 행사에서 종종 만났지만 한팀에서 뛴 것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유일하다. 당시 박찬호는 선발,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섰고 이승엽은 5홈런을 폭발시켰다. 둘의 활약으로 한국은 일본을 두 번이나 꺾으며 4강에 올랐다. WBC 4강은 한국 야구를 세계 중심에 세운 중요한 사건이었다. 박찬호와 이승엽이 내년 일본 프로야구에서 새 역사를 합작할지 주목된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