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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 우라늄핵까지 갖겠다는 북을 감쌀 건가

[사설] 중, 우라늄핵까지 갖겠다는 북을 감쌀 건가

Posted November. 23, 2010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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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뒤 한국 미국 일본이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에 온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어제 북한의 이번 행동은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지난 20년 이래 가장 도발적이고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어제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 협의를 시작하고 보즈워스 대표가 한국 일본에 이어 오늘 중국을 방문하는 것도 상황의 심각함을 보여준다.

북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는 중국에도 놀라운 소식일 것이다. 중국 정부는 어제까지 아무런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중국 언론도 한국 미국 일본 언론들과는 달리 침묵했다.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한반도 비핵화 실현, 대화와 협상에 의한 문제 해결이란 한반도 정책 3원칙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5월 민주당 의원들을 만났을 때도 이 원칙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공식 견해와 달리 북한이 두 차례나 핵실험을 했을 때도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제재에 소극적 태도를 취했다. 나아가 북한의 부자손() 3대 세습을 묵인하고 경제 지원까지 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을 제대로 봐야 한다. 중국이 북의 우라늄 핵무기 개발 계획을 몰랐다면 북에 농락당한 것이다. 북한이 플루토늄 핵으로도 모자라 우라늄 핵까지 갖겠다는데도 중국이 묵인하거나 감싼다면 북한 핵무장에 대한 방조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중국은 북의 핵무장이 궁극적으로 동북아 지역 전체를 핵 위기에 빠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당장 한국에서는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전략적 검토가 거론되고 있다. 북이 끝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핵 도미노 현상이 한국 일본 대만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의 국익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사태다.

북한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국제사회의 공동 목표인 핵 확산 방지에 정면 도전하고 있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무법자인 북이 온갖 핵으로 무장해도 60년 전 항미원조()전쟁의 혈맹이라는 이유로 계속 두둔할 것인가. 중국이 국제사회의 한반도 비핵화 노력에 실질적으로 동참하지 않는다면 6자회담 의장국 자격이 없고 6자회담 무용론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중국이 그런 상황을 바라지 않는다면 북한의 핵 공갈을 주저앉힐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주도적으로 내놓고 국제공조를 통해 실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