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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총리 담화 전문, 한국정부에 발표일 아침 전달

일총리 담화 전문, 한국정부에 발표일 아침 전달

Posted August. 12, 201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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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10일 오전 일본의 총리담화 전문을 받아 검토한 뒤 일본 총리가 발표하기 직전에 평가한다는 뜻을 일본 측에 보냈다고 아사히신문이 11일 보도했다. 한국 당국자도 10일 담화 전문을 받은 것은 오전 6시였다고 말한 바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오카다 가쓰야() 외상이 9일 낮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담화 요지를 처음 제시했으나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밤새 일본 측에 담화 전문을 요구했다. 일본은 10일 오전 6시 한국 정부에 전문을 보냈고 한국 정부는 담화를 최종 의결하기 위한 각료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오전 10시경 평가한다는 뜻을 일본 측에 통보했다.

한국 정부의 담화 내용 파악이 늦어진 것은 내용이 사전에 알려질 경우 국내 반발을 우려한 일본의 사정도 있었지만 담화 작성 과정에 적극 개입할 수 없었던 한국 사정도 있었다. 한국 정부로서는 시민단체가 전쟁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사죄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상황에서 일본과 사전 협의했다가 자칫 얻은 것이 없다거나 밀약이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런 상황에서 분주하게 움직인 인물이 이명박 대통령의 형으로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었다고 전했다. 이 전 부의장이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와타나베 고조() 일한의원연맹 회장에게 전향적인 총리담화가 나온다면 동생은 역사인식 문제에 종지부를 찍을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한국 측이 담화와 관련해 주도권을 행사한 것은 발표 시기뿐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의 고위당국자가 7월 하순 방한한 민주당 의원에게 담화를 낼 경우 8월 15일 이전으로 해 달라. 그러면 이 대통령의 광복절 연설에 반영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는 것이다. 7월 말엔 와타나베 회장 외에 민주당 내 전략적인 일한관계를 구축하는 의원모임 회장인 마에하라 세이지() 국토교통상이 한국을 방문했다.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보면 담화와 관련해 한국 측이 전면에 나서서 구체적인 요구를 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과 외교당국 학계 등 여러 채널이 수면 아래에서 바쁘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윤종구 김영식 jkmas@donga.com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