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북, 호전행위 멈춰야 대화 선긋되 대화 문 열려있다 빗장 걸진 않

북, 호전행위 멈춰야 대화 선긋되 대화 문 열려있다 빗장 걸진 않

Posted May. 08, 2010 07:35   

中文

미국은 6일(현지 시간) 6자회담을 재개하려면 북한이 호전적인 행동을 중지하고 주변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등 국제적인 의무를 준수하는 것이 우선 돼야 한다고 밝혔다. 6자회담 재개에 앞서 천안함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만약 천안함 조사 결과 북한이 연루된 것으로 나타나면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은 북한과 대화의 문은 열어놓겠다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빗장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6자회담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는 미국으로선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장기 목표이기 때문이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힐 경우 미국은 응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북한이 해야 할 일들은 비핵화를 위한 비가역적 조치, 국제법 준수, 호전적 행위 중지, 이웃 국가와의 관계 개선 조치들이라며 북한이 이런 조치를 취하는지를 지켜보고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크롤리 차관보는 이어 의미 있는 대화의 문은 열려 있지만 북한은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며 북한이 해야 할 매우 분명한 것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화에 앞서 먼저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고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크롤리 차관보가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북한의 의무사항을 언급한 것은 천안함 조사 결과에 따라 6자회담 공전이 이어지는 상황을 미국이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이 이행해야 할 의무사항을 6자회담 개최의 엄격한 전제조건으로 규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의 한반도 안보정책 기조는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였다. 천안함 사태로 6자회담의 속도 조절은 필요한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6자회담을 계속 외면하기는 어려운 게 미국의 현실적인 고민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 핵 없는 세상의 비전을 밝힌 뒤 핵태세검토(NPR) 보고서에서 비핵국가에 대한 선제 핵공격 의사가 없음을 천명하는 등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정책에 무게중심을 둬왔다. 지난해 5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감행했을 때도 미국은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

이처럼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천안함 사태에 한국과 공조체제를 갖추면서도 장기적으로는 6자회담 재개에 관심을 두고 있다. 다만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와 이에 따른 북한의 대응에 따라 6자회담 재개 시기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영해 하태원 yhchoi65@donga.com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