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이상민 은퇴 기자회견

Posted April. 23, 2010 02:24   

中文

작별을 말하기는 쉽지 않았다.

프로농구 최고 인기 스타 이상민(38삼성)의 은퇴 기자회견이 열린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클럽. 이상민은 회견장에 입장하느라 애를 먹었다. 입구에 100여 명의 열성 팬이 몰려 은퇴 번복을 요구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건 채 눈물을 흘렸다. 경호요원 7명의 도움으로 어렵게 자리를 잡은 이상민의 눈시울도 어느새 붉어져 갔다.

운동하면서 후회한 적은 없어요. 행복한 순간이 많았어요.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해요. 팬들의 사랑을 가슴에 안고 살아갈 거예요.

이상민이 힘겹게 말문을 열자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 말 하지 마세요. 더 뛰세요. 한 여성 팬의 절규가 터져 나왔다.

이상민은 계약 기간을 1년 남긴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은퇴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지난해부터 허리가 너무 아팠다.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더 뛸 수 있겠냐고. 이젠 힘들다는 결정을 내렸다. 미련을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하고 떠나기를 바랐는데 그게 아쉽다. 삼성으로 이적할 때 2년만 뛰려고 마음먹었는데 이승준의 입단으로 정상을 노려볼 만할 것 같아 연장했다. 마무리가 나빴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지도자의 길을 선택한 이상민은 캐나다와 미국 동부로 유학을 떠나 우선 영어연수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 어느 때보다 길게 느껴진 기자회견을 마친 이상민은 불쑥 자신의 운명을 얘기했다. 주위 사람을 많이 울릴 팔자라고 하더군요. 팬들을 슬프게 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네요.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잖아요. 다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겁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