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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안함 작은 사실도 투명하게 공개하라

[사설] 천안함 작은 사실도 투명하게 공개하라

Posted March. 30, 201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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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이 침몰한 26일 밤부터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승조원들이 무사히 구조되기를 기원했지만 만 사흘이 지나도록 생존 소식이 나오지 않고 있다. 어제 오전부터 수십 명의 잠수요원들이 40m 깊이 바다에 가라앉은 천안함 함미에 들어가 수색작업을 했지만 생존자를 찾지 못했다. 물 속에 가라앉은 함정 속에서 승조원들이 생존할 수 있는 최대 추정시간인 69시간도 어제 오후 6시30분이 넘어가면서 지나갔다.

천안함 실종자들은 모두 한창 때의 젊은이들이다. 실종자 46명 가운데 31명이 20대이고, 19세도 4명이나 포함됐다. 모두들 집안의 귀한 아들들이고, 듬직하고 자랑스런 남편이자 아버지들이다. 집안의 기둥과 장래를 잃은 사망자의 유족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에 잠겼다. 실종자 가족도 애간장이 타들어간다.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지기는 했지만 실종 해군 46명 가운데 단한명이라도 살아서 돌아오는 기적을 기대하며 끝까지 구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 경위와 생존자 구조 과정, 그 후 군의 대처 등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군의 자체 발표 내용이 오락가락했고, 다른 증언들과도 달랐다. 실종자 상당수가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 탐색에도 기민하지 못했다. 뜻밖의 대형 참사를 맞아 초기에 경황이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군의 위기대응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사고 직후 해군은 고속정 4대를 현장에 급파했으나 생존자 구조에는 아무런 역할도 못했다. 군으로부터 구조 요청을 받고 뒤늦게 출동한 해경이 대부분을 구조했다. 침몰한 함미가 애초 사고발생 지점에서 불과 18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는데도 군은 이를 찾는데 이틀이나 허비했고, 그나마 어선이 먼저 찾아내 군에 알려줬다. 군의 위기 대응 능력이 이 정도 밖에 안 된다면 실망스럽다.

군이 생존자들을 격리시키고 관련자들에게 지나치게 입단속을 하는 것도 좋아보이지 않는다. 민감한 사고 원인과 관련해 불필요한 추측이나 예단을 막기 군이 신중을 기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사실을 왜곡하거나 은폐하려다가는 나중에 더 큰 화를 부를 뿐이다. 아무리 작은 사실이라도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만이 최선이다. 사고 원인 규명과 관련해서는 한 점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 잘못 발표된 것이 있으면 신뢰 회복을 위해 늦게라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지금은 정치권과 온 국민이 위기 수습에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일부 야당 인사들이 안보와 직결된 군의 대형 참사를 놓고 근거 없는 주장을 하거나 내각총사퇴 운운하면서 정부에 대한 정치 공세의 빌미로 이용하려해선 안 된다. 네티즌들이 짧은 지식과 추측으로 근거 없는 음모론이나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