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에 처한 참치(사진)의 수출입을 아예 금지하자는 방안이 유엔 회의에서 부결됐다. 이 방안을 적극 지지해온 미국은 실망감을 드러냈지만 세계 최대 참치 수입국인 일본은 환영했다. 1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유엔의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회의에서 모로코가 제안한 참치 수출금지 안건이 반대 68표, 찬성 20표, 기권 30표로 부결됐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유럽연합(EU) 의장국인 스페인이 낸 참치 거래를 금지하되 실시시기를 내년 5월 이후로 미루자는 수정안도 역시 부결됐다. 이와 함께 북극곰 털가죽의 거래를 금지하자는 안도 통과되지 못했다.
대서양 참치 수는 최근 3040년 동안 80%나 줄어들었다. 이에 미국 모로코 등은 어종보호를 위해 아예 수출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수출수입국들은 이에 반대해 왔다. 특히 대서양산 참치의 80%를 소비하는 일본은 17일 밤 현지에서 리셉션을 열고 참치 수출국 대표들에게 참치 수출이 금지되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설득하는 등 참치 수출 금지안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이에 톰 스트릭랜드 미국 내무부 차관보는 성명에서 일본의 상업적 이익과 대서양참치보존위원회(ICCAT) 등 규제기구의 방관으로 참치 수출 금지안이 통과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표결로 대서양의 참치 보존에 상당한 차질이 있겠지만 이들이 멸종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단체들도 이번 표결 결과를 강력히 비판했다. 국제환경단체인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은 전 세계 식당과 소매업자, 소비자에게 참치를 팔거나 먹는 것을 중단하자는 운동을 벌일 계획이라며 참치 불매운동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퓨 환경 그룹의 수전 리버먼 국제정책국장은 AP통신에 각국 정부가 (참치 멸종을 막아야 한다는) 과학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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