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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무엇을 담아야 하나

[사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무엇을 담아야 하나

Posted March. 15, 201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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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08년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으로 발표했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건립 계획이 최근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주 내놓은 건립 기본계획에서 2013년 2월로 예정됐던 개관 날짜를 앞당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해주면서 국내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통합에 기여할 박물관 건립이 본궤도에 오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이 박물관 건립위원회 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자라나는 세대에게 지금의 대한민국이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라 엄청난 땀과 눈물, 희생의 결과임을 분명하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면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과 민족의 자존심을 심어주는 대한민국 발전사의 보고()가 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의 말 속에는 미래세대에게 우리의 선배들이 통한의 식민지와 분단 그리고 전쟁을 겪으며 대한민국을 어떻게 발전시켜왔는지를 생생히 가르쳐주는 학습장이 돼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건립 기본계획에 따르면 이 박물관은 1953년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의 극빈()국가로부터 세계 10위권의 경제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로 도약하는 과정을 보여주려 한다. 이를 위해 1만 여점의 전시자료를 수집하고 각종 기록 영상자료 구술자료를 담은 대한민국 현대사 아카이브(기록보관소)를 구축하겠다고 한다. 장소는 예정대로 서울의 간판거리인 세종로의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자리로 결정됐다.

대한민국 건국의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이 박물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재연됐다. 건립위원회 측은 당초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의 기점으로 잡기로 했으나 올해 1월 일부 단체와 학자들이 그렇게 되면 1919년에 세워진 임시정부의 역사와 단절이 된다는 이유를 내세워 반발했다. 결국 1948년의 성격을 대한민국 수립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으로 바꾸는 것으로 절충됐으나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김진현 위원장을 비롯한 건립위원회 측은 이 박물관의 존재 이유가 대한민국의 정통성 정체성을 확인하고 그 자랑스러운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일부 좌파 학자들은 대한민국 건국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과 구소련이 도발한 625 전쟁의 폐허 위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힘들게 지켜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어낸 피와 땀과 눈물을 훼손하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이 박물관을 통해 우리 역사에 대한 국민적 자부심을 높이고, 이를 미래의 지속적인 발전과 번영을 이룰 동력으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 역사를 객관적이고 실증적으로 보여주되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폄훼하려는 시도는 단호히 차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