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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 출구전략, 경제 연착륙이 우선이다

[사설] 금융 출구전략, 경제 연착륙이 우선이다

Posted February. 16, 20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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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등 주요국들이 재작년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펴온 금융완화 정책에서 벗어나는 출구전략을 시작했거나 예고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대응해 시중에 돈을 많이 풀고 저금리를 유지해오다 경기가 회복돼 가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생기면서 시중자금을 환수하거나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달에 이어 한달도 안돼 두 번째로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25일부터 0.5% 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한 선택이다.

미국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0일 지금은 출구전략을 쓸 때가 아니다면서도 조만간 FRB가 은행에 대출할 때 적용하는 재할인율을 올리고 시중은행에 환매조건부채권을 매각해 시중자금을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인상은 상황과 시기를 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재할인율 조정에 관해서는 조만간 올릴 것이니 놀라지 말라고 했다. 물론 버냉키 의장의 언급은 출구전략의 본격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변화에 대응할 준비도 해야 한다는 신호를 시장참여자들에게 보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경제는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과 미국의 정책 변화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과 미국의 본격적인 출구전략 실행이 우리에게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만의 정책을 고집하기도 어렵다. 국제공조에 신경을 쓰되 우리나라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독자적인 대응책을 강구하면서 출구전략 시기를 신중히 조절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작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내린 뒤 이달까지 1년 가까이 연 2.0%로 유지하고 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그동안 여러 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으나 지난 1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현재의 저금리 상태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올해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출구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라지만 각국 상황을 모두 아우르는 합의는 기대할 수 없다. 굳이 다른 나라보다 출구전략을 서두를 상황은 아니지만 국내외 경기 흐름을 종합적으로 살펴가며 적절한 출구전략 시점을 선택하고 사전에 시장에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한은과 기획재정부의 협조와 조율이 긴요하다. 시장에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는 혼선은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