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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에서 미올림픽대표로

Posted January. 15, 201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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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를 거쳐 미국에 밀입국했다. 14년이 흐른 뒤 소년은 미국 올림픽대표팀 선수로 다시 밴쿠버 땅을 밟게 됐다. 다음 달 밴쿠버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미국대표팀으로 출전하는 사이먼 조(조성문18사진) 이야기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14일 아메리칸 드리머: 사이먼 조의 가족을 위한 올림픽 출전이라는 제목으로 1면과 6면에 걸쳐 조성문이 불법체류자 신분에서 가족들의 헌신적인 지원에 힘입어 역경을 딛고 성장해 올림픽 메달을 꿈꾼다는 사연을 소개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조성문의 아버지는 가족들을 서울에 남겨두고 1993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영주권을 따려면 7년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3년 뒤인 1996년 가족들의 불법 입국을 결심했다. 당시 네 살이었던 조성문과 두 살배기 여동생, 어머니는 밴쿠버에 도착한 뒤 국경을 넘었다. 가족들은 다행히 2001년 영주권을 얻었고 2004년 미국 시민이 됐다.

조성문이 미국 대표선수가 되기까지 부모의 헌신은 컸다. 연간 4만 달러(약 4400만 원)에 이르는 훈련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그의 부모는 장사가 잘되던 식당을 처분하기도 했다. 이런 투자 덕분에 그는 15세에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 사상 최연소 선수로 뽑혔다.

그런데 조성문은 지난 시즌 대표팀에서 탈락해 미국올림픽위원회(USOC)의 지원금이 끊겼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의 사업마저 기울었다. 하지만 그는 학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열정을 불태워 지난해 9월 다시 대표선수에 뽑히며 올림픽 출전 자격을 따냈다. 조성문의 아버지는 우리 가족은 아메리칸 드림의 절반은 이뤘다. 성문이가 올림픽 메달을 딴다면 꿈을 모두 이루게 된다고 말했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