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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 주민 생명 구하려면 식량 지원도 받아들여야

[사설] 북, 주민 생명 구하려면 식량 지원도 받아들여야

Posted December. 11, 200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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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우리 정부의 신종플루 관련 지원을 수용했다. 10말 말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인도적 차원에서 옥수수 1만t 지원을 제의했으나 아직까지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신속성이다. 북한도 신종플루에 관한한 그만큼 다급하다는 얘기다. 신종플루는 시각을 다투는 문제이니만큼 절차를 간소화해 신속한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북은 그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평양과 신의주에서 9명의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사정은 이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 벗들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이미 신종플루가 번져 40여명이 사망했고, 이달 4일부터는 모든 학교가 예년보다 한 달 먼저 방학에 들어갔다고 한다. 식량난에 따른 주민들의 건강상태나 빈약한 의료시스템을 감안하면 발병 자체가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총인구의 30%인 700만 명가량이 감염될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신종플루는 확산 속도가 상상을 초월해 신속하고도 동시다발적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조기에 신종플루의 기세를 꺾을 수 있도록 되도록 초기에 충분한 양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가능하다면 치료제뿐만 아니라 예방과 치료를 돕기 위한 의료 장비 지원과 인력 파견도 검토해볼 일이다.

식량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유엔식량계획(WFP)은 올해 북의 곡물 생산과 수입에다 국제 지원까지 감안하더라도 최소 곡물 소요량 513만t에 비해 84만t 가량이 부족하다고 예측한다. 그런데도 북은 3월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을 일방적으로 거부했고, 영유아 및 임산부 등 취약계층을 위한 우리 정부의 옥수수 1만t과 분야 20t, 의약품 지원 제의마저 수용하지 않고 있다. 김정일 정권은 주민을 살리고 사회를 안정시킬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판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