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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주는 나라, 받는 나라

Posted November. 24, 200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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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걸고 참전했던 보람을 느낍니다. 625 전쟁에 참전했던 유엔군 용사들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미국 6선 하원의원 출신인 로버트 가르시아 씨는 2년 전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참혹했던 전쟁의 폐허를 딛고 눈부신 발전을 이룬 한국은 신의 선택을 받은 축복의 땅이라고 감격의 메시지를 남겼다.

1960년대까지 세계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가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게 돼 24번째 회원국이 된다. DAC는 형편이 어려운 개발도상국에 유무상 원조를 하는 국제포럼이다. DAC는 선진국 클럽 중에서도 DAC은 진짜 선진국 클럽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개도국 시절 한국의 개발협력 사업을 시행했던 유엔개발계획(UNDP) 주한사무소가 문을 닫고, 개도국 지원을 위한 서울정책센터가 설립될 예정이다.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원조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신한 한국에 대해 다른 개도국들은 부러움의 눈길을 보낸다.

한국이 높아진 경제 위상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대접을 받지 못하고 국가이미지가 낮았던 것은 원조에 인색하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세계 13위의 경제규모에 비해 2008년 국민총생산(GNI) 대비 공적개발원조(ODA) 비중은 0.09%로 OECD 평균 0.30%에 크게 못 미친다. ODA 중에서도 조건 없는 원조 비율은 DAC회원국 평균이 90%인데 비해 한국은 25%에 불과하다. 반면에 우리가 지원한 국가는 127개국에 이른다. 선진국에 비해 훨씬 적은 돈을 가급적 많은 나라에게 나눠주는데 그쳤던 셈이다.

국내에서도 돈 쓸데가 많고 빈부격차도 심해지고 있지만 한국의 해외원조는 다른 선진국과는 다른 각별한 의미가 있다. 베푸는 만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과 권한이 국민의 자긍심과 함께 올라간다. 우리가 단기간에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깜짝 변신한 경험을 개도국에게 전해주는 일도 중요하다. 돈이나 물품 못지않게 의미 있는 선물다. DAC 가입 이후 경험에서 우러나온 경제개발 노하우를 개도국에게 전수해주는 사업은 다른 선진국이 따라오기 어려운 원조일 것이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