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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3국 순방 득실

Posted November. 20, 200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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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일간의 아시아 순방기간에 스스로를 미국의 첫 번째 태평양 대통령(first Pacific president)이라고 했다. 순방 기간 중국과 일본 한국 등 주요 3개국에 아시아를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면서 이 지역 내 미국의 역할을 좀 더 확고하게 만들어 놓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중국에서는 빅2로 떠오른 중국의 힘을 여실히 체감해야 했고 일본에서도 하토야마 정부와 껄끄러운 관계를 정리하지 못했다.

순탄했던 방한

마지막 순방국인 한국에서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그랜드바겐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북한에 대해서는 비핵화 결단을 거듭 촉구하면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 방북 날짜를 12월 8일로 발표하는 등 한미 공조를 재확인했다. 다만 한미 자유무역협상(FTA) 비준 문제에 대해서는 진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원론적 합의에 그쳐 자동차 협상을 둘러싸고 진통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19일 한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중 가장 편안한 곳을 방문할 것이라는 예측이 맞았음을 증명했다면서 이 대통령은 예상대로 중국이나 일본보다 미국에 호의적이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두 정상이 북한 핵 프로그램 공동 대응을 비롯한 주요 현안에 협력해왔으며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기간 친밀감을 표했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 비준을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다며 이는 미 의회의 주장과 상충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빈약한 방중 성과

중국 방문은 가장 많은 공을 들였지만 핵심 현안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란 핵문제와 위안화 평가절상 등 굵직한 현안의 경우 중국의 동의를 얻어내는 데 실패했다. 이란과의 핵 협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이란 제재에 대한 국제적인 공조가 절실한데도 후 주석은 이 문제에 대해 태도 표명을 하지 않았다.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도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중국을 떠나야 했다. 중국 외교가에선 양국이 공통 관심사를 놓고 견해차가 뚜렷한 문제는 뒤로 미루는 구동존이(같은 것은 추구하고 이견은 남겨둔다) 전략을 썼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껄끄러운 일본

오바마 대통령은 아키히토 일왕을 면담하면서 90도로 허리를 굽히면서까지 인사함으로써 일본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노력했다. 대등한 미일 동맹관계를 주장하는 하토야마 정부와 소통하려는 생각의 표현이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안인 오키나와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실무그룹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논의한다고 했지만 미일정상회담 직후 미국은 2006년 미일 합의 이행을 위한 논의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일본은 기존 합의를 백지화하는 것까지 포함해야 한다며 서로 다른 소리를 냈다.



최영해 하태원 yhchoi65@donga.com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