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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커뮤니티, 미주류사회에 무관심

Posted November. 17, 200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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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6시(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 주 비엔나 시의 한식당에서 조그만 파티가 열렸다. 3일 실시된 주 하원의원 선거에서 한국계로서는 처음으로 당선된 민주당 출신 마크 김 씨(42사진)의 당선을 축하하는 행사였다. 유색 인종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고집스러운 전통을 갖고 있는 버지니아 주에서 코리안 아메리칸이 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 의원은 이날 행사장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인 커뮤니티가 미국 주류사회에 너무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국 사람들은 비즈니스를 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한인들끼리만 얘기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해도 우리끼리만 어울려서는 절대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주류 백인사회와 소통하지 않으면 사업하기 어렵습니다. 한인들도 미 주류사회에 진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는 세탁 원료가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면서 연방정부가 내린 화학물질 사용금지 조치에 한인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사례를 거론했다. 김 의원은 세탁업에 많은 한인들이 종사하지만 미국의 힘 있는 주류사회와 네트워킹이 되지 않아 큰 손해를 보게 됐다며 한인 커뮤니티에서 우리끼리 아무리 얘기해봤자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하원의원 당선을 계기로 한인 커뮤니티가 미 주류사회 진출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 같은 이민 1.5세와 2세의 젊은 한인들이 의원들과 연방정부 간부들을 만나는 기회를 넓혀 주류사회 진출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한인들끼리만 어울리지 말고 어깨를 활짝 펴고 주인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을 갖고 있는 그는 선거를 보름 앞둔 10월 중순 백악관을 방문해 대통령을 만난 일화도 소개했다. 대통령이 버지니아 상황은 어떠냐고 묻기에 아주 힘들다. 도와 달라고 얘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에서 태어난 김 의원은 목사인 아버지의 선교활동을 따라 4세 때 한국을 떠나 베트남과 호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 1978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로 건너갔다. 공장에서 일하던 어머니가 생계를 책임지게 되자 10대 때부터 공장과 건설현장 대형마트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벌었다. 그는 지금은 미국 통신회사인 버라이즌의 부사장으로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행사장에서 만난 실비아 패튼 미주한인민주당총연합회 공동의장은 김 부사장의 당선은 한인의 정치력이 신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인들이 직접 몸으로 뛰어야 미국인들이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해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