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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버핏의 철도 투자

Posted November. 06, 20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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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년 영국 리버풀과 맨체스터 사이에 세계 최초로 철도가 놓였다. 이후 5년 간 유럽은 철도 건설 덕분에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고 30년 가까이 철도 붐이 이어졌다. 미국은 1830년 볼티모어와 오하이오 간 철도가 개통됐다. 미국의 철도 건설 붐도 30년이나 지속됐다. 철도는 철강산업을 일으키고 산업혁명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철도왕 밴더빌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철도사업에 투자해 최대 부호가 됐다. 철도가 미국의 부()를 이룩한 일등 공신이라는 말이 나올만하다.

100200량의 화물칸을 매단 미국의 화물열차는 유난히 길다. 화물 수송에선 아직 철도의 역할이 크지만 여행객은 자동차와 항공에 넘겨주었다. 자동차와 비행기의 나라에 다시 철도의 시대가 올 수 있을까. 올해 4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주요 도시를 잇는 고속 철도 건설계획을 발표하고 80억 달러를 배정했다. 앞으로 5년간 매년 10억 달러씩 투자할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철도는 여행자들이 장사진을 이룬 비행기 탑승대와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에서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그제 미국 매출액 1위 철도회사인 벌링턴노던샌타페이(BNSF)를 440억 달러(약 51조 92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버핏은 투자 결정 후 미국 경제는 번성할 것이며 이번 투자는 미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다걸기(올인)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철도회사는 고유가 시대가 오고 환경규제가 강화될수록 수익이 커지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이미 2007년부터 철도회사에 투자해왔다고 하니 그의 예측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작년 금융위기 때 주식을 사라고 했던 버핏답다.

국토해양부는 어제 오송-광주간 호남고속철도를 1년 앞당겨 완공하고 주요 철도의 최고 속도를 시속 250km로 고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버핏이 투자한 것처럼 우리 철도도 미래 유망산업으로 클 수 있을까. 공기업 선진화를 저지할 목적으로 불법 파업을 일삼는 철도노조가 최대 걸림돌이다. 철도노조는 어제도 국민의 발을 볼모로 파업에 나섰다. 정부는 철도의 만성적자 해결을 위해 철저한 원칙을 갖고 노조 파업에 대응해야 한다. 박 영 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