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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얼굴로 또박또박 끊어 북핵 서릿발 경고

차가운 얼굴로 또박또박 끊어 북핵 서릿발 경고

Posted October. 23, 200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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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미국 워싱턴 메이플라워호텔. 미국평화연구소(USIP)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날 연설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북한과 이란의 핵 야망을 저지하는 것은 핵 비확산 체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결정적 요소라고 힘주어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엘렌 타우처 군축국제안보담당 차관, 마리아 오테로 민주주의인권담당 차관 등 국무부 고위 당국자와 리처드 솔로몬 USIP 회장 등 전문가, 내외신 기자 등 5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1시간 동안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구현하고자 하는 핵 없는 세상의 비전을 상세히 소개했다.

연설을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단호하다 못해 소름이 돋을 정도로 냉철한 현실인식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장관은 연설 중간에 북한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잠시 호흡을 멈춘 뒤 한 문장 한 문장을 또박또박 끊어서 명료하고 힘 있는 어조로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북한의 조치가 취해질 때까지 현재의 대북 제재는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뒤 핵을 가진 북한과는 결코 관계 정상화에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지도부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가진 북한에 제재를 철회하고 정상적인 관계를 맺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착각하지 말라라고 경고했다. 북한과 6자회담의 틀 내에서 양자대화를 하겠지만 단순히 대화의 장으로 돌아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분명한 비핵화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미사일발사 핵실험을 통한 위협 고조의 국면을 지나 대화 복귀 의사를 표명한 것만으로 보상을 받았던 전례를 깨겠다는 최후통첩성 메시지로 들렸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소장은 최근 북한이 보이고 있는 유화 움직임이 국제사회가 부과하고 있는 제재를 모면하려는 전술적 제스처여서는 곤란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에도 진정성을 입증하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협상에서 미국, 프랑스, 러시아와 이란이 농축우라늄의 해외 이전 합의소식에 대해 건설적인 시작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우리는 단지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며 더군다나 시간을 벌기 위한 전술이라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태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