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그들은 지옥훈련을 즐겼다

Posted September. 25, 2009 07:54   

中文

한여름인 7월 하순 연패에 빠졌을 때는 경기 후 장소를 옮겨 야간 특별 훈련까지 했다. 이를 두고 야구계에서는 선수를 혹사시킨다 체력적으로 버티지 못할 것이다는 등 말이 많았다.

하지만 이는 밖에서 지켜보는 사람들 얘기다. 스프링 캠프부터 정규 시즌까지 한 해 내내 지옥에서 살고 있는 SK 선수들의 말은 전혀 다르다. 철저히 관리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발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는 것. 훈련장 분위기는 항상 활기에 넘친다.

주장 김재현은 24일 육체적으로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선수들 대부분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꾸준한 연습이 실전에서 좋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력의 결과는 수치로 확연히 나타난다. 지난해 3홈런에 그쳤던 박정권은 22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어엿한 중심 타자로 거듭났다. 지난해 홈런이 1개였던 박재상은 15홈런에 8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6년간 통산 10홈런에 그친 나주환은 올해만 벌써 홈런 15개를 쳤다. 에이스 김광현, 주전 포수 박경완이 빠진 상태에서도 SK가 시즌 막판 역대 최고인 17연승을 달린 것은 이 같은 땀과 눈물의 결과물이다.

박재상은 겉에서 볼 때는 막무가내 훈련을 하는 것 같지만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과정이라며 연습 때 반복적으로 했던 플레이가 실전에서 나도 모르게 나올 때는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고 말했다. 나주환은 훈련은 익숙해지면 그리 힘들지 않다. 오히려 쉬는날에도 훈련을 해야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고 했다.

김성근 감독은 인생은 제비뽑기도, 로또도 아니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이기게 돼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은 SK 선수단에 더없이 잘 들어맞는 격언이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