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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발열검사 첫날 혼돈의 학교

Posted August. 28, 2009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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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종 인플루엔자의 확산을 막기 위해 등교하는 모든 초중고교생의 발열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한 첫날인 27일 각급 학교는 이른 아침부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일부 학교는 부랴부랴 체온계를 마련해 교문 앞에서 일일이 학생들의 체온을 쟀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구체적인 지침을 전달받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서울 광진구 성동초등학교는 이날 첫 수업이 시작되기 1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교사 10여 명이 교문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의 체온을 점검했다. 귓속에 넣어 체온을 재는 전자체온계가 학교에 1개 있었지만 전날 밤 4개를 급히 구해 5개로 전교생 650여 명의 체온을 측정하는 데 약 1시간이 걸렸다. 점검 결과 신종 인플루엔자로 의심할 수 있는 체온인 37.8도를 넘긴 학생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학교 최동윤 교감은 전날 밤 9시 뉴스를 보고 부랴부랴 보건교사와 함께 체온계를 사러 돌아다녔다며 체온계 5개로는 24개 학급을 감당하기 어려워 더 사야 하는데 위에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현초등학교는 개학일인 26일부터 이틀째 전교생 900여 명의 발열을 일일이 점검했다. 교사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에 나선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체온을 잰 뒤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교실로 들여보냈다. 학생수가 2000명이 넘는 용산구 신용산초등학교에서도 등교하는 학생수가 많아지자 두 줄로 세워가며 체온을 재는 진풍경이 빚어지기도 했다. 상명대는 강의 시작 전 교수와 수강생의 체온을 일일이 점검하는 등 일부 대학에서도 발열 검사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이날 발열 점검을 하지 않았다. 교육청으로부터 일선 학교에 공문 등 구체적인 지침이 전달되지 않은 데다 점검에 필요한 체온계도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 금화초등학교에서는 이날 전교생의 발열 점검을 하는 대신 담임교사가 학생들의 상태를 확인해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보건교사에게 연락하는 방식으로 조치할 계획을 세웠다. 학교 관계자는 전날 열린 초중고교 보건교사 연수에서도 그런 지시는 없었고, 관련 공문도 받지 못했다며 뉴스를 보고서야 학생 전원을 줄 세워 놓고 발열 점검을 하는 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유덕영 신민기 firedy@donga.com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