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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역수지 흑자에 빨간불 켜지나

Posted August. 22, 200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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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국에 비해 잘 나가던 수출입 동향이 심상치 않다. 관세청은 이달 120일의 수출이 162억1400만 달러, 수입이 183억3900만 달러로 21억2500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매달 20일에 잠정 집계한 무역수지가 적자로 나온 것은 이달이 처음이다. 8월 전체의 무역수지는 흑자로 바뀔 수도 있지만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수출과 수입이 다 감소한 가운데 생기는 불황형 흑자나마 적자로 돌아선다면 경제운용에 적지 않은 차질이 생긴다. 불황형 흑자라도 그 기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올들어 2월 이후 7월까지 6개월 동안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됐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흑자 규모가 44억1000만 달러로 3월 이후 최소치로 줄어들었다. 만약 8월에 무역적자로 돌아선다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는 덕분에 경상수지는 지난해 64억 달러 적자에서 올해는 200억 달러 이상의 흑자가 예상되고 환율도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 경제가 전 세계적 경제 위기를 다른 나라보다 먼저 벗어날 수 있었다.

현재로선 불황형 흑자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 등 경제 여건은 점점 불리해지고 있다. 무역수지 흑자가 이어지자 작년 말 한때 달러 당 1600원대까지 넘보던 원달러 환율은 이미 1200원대로 떨어졌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원유가격도 작년 말 배럴당 36달러 선에서 불과 6개월 사이에 2배 수준인 70달러 대로 반등하면서 원자재 가격도 재상승할 조짐이다. 흑자 기조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이 불리하더라도 수출 경쟁력을 지킬 수 있도록 기술 개발, 시장 개척, 자유무역협정 확대 등 비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

불황형 흑자를 호황형 흑자로 바꿔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일자리를 늘리고 복지 수준을 높이려면 흑자를 지키되 수출입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나갈 수밖에 없다. 올 들어 무역 흑자 기조가 지켜지고 있지만 지속 기간이 아직은 6개월에 불과하고 흑자 폭도 좁아지고 있다. 수출이 부진하면 수출을 촉진할 대책부터 서둘러야 한다. 수출 수요의 감소를 대신해 섣불리 내수를 확대하려다가는 흑자 기조를 무너뜨려 외환시장의 안정을 해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