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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광복 64년대일적자 10년간 200조원

Posted August. 15, 200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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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은 한국이 하고 실속은 일본이 챙기는 악순환이 완화되기는커녕 더 구조화해 이어지고 있다. 19992008년 10년간만 보더라도 대일() 경상수지 적자는 1749억 달러였다. 이 기간의 원-달러 평균 환율인 달러 당 1121원으로 계산하면 196조 원이나 된다. 이 기간에 우리가 유럽연합(EU)을 상대로 올린 경상수지 흑자 993억 달러, 미국한테 낸 흑자 816억 달러를 거의 대부분 대일적자가 메우는데 쓴 셈이다.

대일적자는 계속 늘기만 했다. 우리가 수출을 하면 할수록 일본 부품과 소재를 많이 사와야 하기 때문이다. 부품 소재 산업의 대일 무역적자는 2001년 105억 달러에서 2006년 156억 달러, 작년엔 209억 달러로 늘었다. 작년 대일 무역적자 327억 달러 중 부품 소재의 몫이 무려 64%다. 양국의 소득 및 수입 증가를 감안하면 대일 무역적자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란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일본의 한 경제평론가는 한국의 처지를 가마우지 경제라고 표현했다. 목에 줄이 감긴 물새 가마우지가 잡은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고 낚시꾼에게 빼앗기는 형편에 빗댄 것이다. 우리가 완성품을 많이 수출해도 부품 소재 기계와 특허를 일본에 의존하다보니 속빈 강정 신세가 된다. 수출의 열매인 성장과 고용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대일 무역적자는 1965년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일제 기계를 들여오면서부터 확대 고착되기 시작했다.

광복 64주년을 맞아 가마우지 경제에서 벗어나 경제독립을 앞당기자면 경제주체들의 결의와 합심 노력이 절실하다. 대통령부터 광복절 경축사 등을 통해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각 주체들을 독려할 일이다. 정부는 연초에 부품 소재 산업을 현재 세계 7위에서 2012년 5대 강국으로 진입시킨다는 발전계획을 제시했다. 말에 그치지 말고 일본과의 비교 열위를 극복할 구체적인 전략과 액션플랜을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

부품 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글로벌 경제 위기를 맞아 매물로 나온 외국의 관련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할 필요도 있다. 자칫하다간 부품 소재 산업에서 대일 열세는 만회하지 못하고 대중() 우위만 잃을 수도 있다. 현재 각국의 경쟁이 치열한 녹색기술에서는 일본에 뒤지지 않도록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 일본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일본인 관광객 유치로 서비스수지 흑자를 늘리는 등의 비상한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