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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년 역사 GM 결국 파산보호 신청

Posted June. 02, 200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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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 미국 블루칼라 근로자에게 안정된 직장과 중산층으로의 신분 상승 기회를 제공해 왔다는 점에서 GM의 몰락은 미 블루칼라 근로자들에게는 꿈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높은 수준의 임금을 이끌어내면서 GM 근로자들은 자택과 별장, 보트를 소유할 수 있었으며 건강보험료를 부담할 필요도 없었고 충분한 연금으로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보장받았다.

GM의 파산은 일반 미국인들에게도 충격이다. 뉴욕타임스 자동차 칼럼니스트 제임스 콥 씨는 우리 집 크리스틴은 GM 셰비(GM 대표 모델 시보레의 애칭) 모델이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대다수 1950년대 부부들에게 가장 큰 꿈은 GM 차를 사는 것이었고, 우리 부모님도 어렵게 한 대를 장만했다며 GM의 몰락에 가슴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GM을 사는 것이 미국인들의 꿈이었던 것처럼 GM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자동차 업체였다. 1950년대 GM은 미국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고 1960, 70년대 전성기에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30%대에 이르기도 했다. 1979년 미국 내 근로자가 61만8000여명에 이르러 미국에서 가장 많은 근로자를 고용했고 전 세계 고용 근로자 수도 85만3000명에 달했다.

1950년대 GM의 최고경영자였던 찰스 어윈은 1952년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뒤 의회 인준청문회에서 국가(미국)에 좋은 것은 GM에도 좋은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GM의 신화는 1980년대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1970년대 석유위기를 계기로 소비자들은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 자동차보다는 작고 효율적인 일본차를 선호했다.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질주하는 동안 GM 등 빅3는 대형차에 집착하는 등 안이한 대응으로 경쟁력을 잃기 시작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2000년대 들어 추락 속도가 더 빨라져 GM은 지난해 77년간 지켜온 세계 자동차 업계 정상의 자리를 일본 도요타에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GM은 작년에만 310억 달러의 손실을 올리는 등 지난 4년간 820억 달러의 누적 손실을 내면서 보유 현금이 바닥이 났고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연명하는 신세가 됐다.

GM은 파산보호를 통해 우량자산은 새로 태어날 굿 GM에 넘기고, 부실자산은 배드 GM에 남겨 청산, 매각하는 방식으로 회생을 도모하게 된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새 GM은 미국과 캐나다 정부가 72.5%, 노조가 17.5%, 채권단이 10%의 지분을 나눠 갖는 국유기업으로 운영된다. GM은 작년 말 현재 6만2000명이던 공장 근로자 수를 내년 말까지 4만 명으로 줄이고 6246개인 딜러 망 중 2600개를 내년까지 줄일 예정이다. 8개 보유 브랜드를 시보레 캐딜락 GMC 뷰익 등 4개로 줄이고 미국 내 47개 공장을 내년 말까지 34개로, 2012년까지 31개로 줄이는 등 지금보다 작은 덩치로 살아남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GM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연간 1700만 대에서 현재 1000만 대 수준으로 떨어진 자동차 판매를 늘리고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세계 자동차 시장의 회복과 경쟁력 있는 모델 개발이 GM의 회생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신치영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