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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없으면 야구도 없다 믿음-배려로 화합의 리더십

국가가 없으면 야구도 없다 믿음-배려로 화합의 리더십

Posted March. 19, 200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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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감독 김인식 감독(62한화)이 또 해냈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 일본을 격파하고 4강 신화를 썼던 그가 Again 2006을 완성했다.

3년 전 김 감독은 믿음의 야구란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메이저리거가 즐비한 팀들과 경기하는 자체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일이었다. 김 감독은 서둘지도 겁내지도 않았다. 아시아 라운드부터 본선 라운드까지 6연승을 달리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감독은 선수를 믿고 선수는 감독을 믿은 결과였다.

이번에는 그때와 좀 달랐다. 대표팀 감독 선임부터 삐걱거렸다.

소속 팀 성적이 더 중요하다며, 또 건강이 좋지 않다며 대부분 프로 감독들은 대표팀 사령탑을 고사했다. 결국 총대를 멘 사람은 소속팀이 지난해 4강에도 들지 못했고 건강도 가장 좋지 않은 그였다. 무엇보다 의리를 중시한 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수 선발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1회 대회에서 버팀목이 됐던 이승엽(요미우리)과 박찬호(필라델피아)가 태극마크를 고사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원년 대회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국가가 없으면 야구도 없다며 선수들의 자긍심을 높여줬다.

쟤(선수)들한테는 물어보지 마. 다 대답해 줄 테니 나한테만 물어봐.

김 감독은 미국에 온 뒤 선수들의 개별 인터뷰를 금지시켰다. 젊은 선수들이 쏟아지는 관심에 부담을 느낄까 봐 배려한 것이었다. 대신 본인이 나섰다. 국내와 달리 기자들이 더그아웃에 출입하지 못하자 대화를 하려면 눈높이를 맞춰야지, 안 그래?라며 뇌중풍(뇌졸중) 후유증으로 불편한 다리로 서서 얘기를 나눴다. 농담처럼 했지만 취재진에 대한 배려였다.

18일 일본과의 승자전에 김 감독은 추신수(클리블랜드)를 선발 출전시켰다. 소속 구단의 간섭으로 제대로 훈련을 못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어렵게 태극마크를 자청한 추신수에 대한 배려와 믿음 때문이었다.

아시아 라운드를 끝낸 뒤 김 감독은 지독한 감기에 걸렸다. 연방 흘러내리는 콧물 때문에 늘 손에 휴지를 들고 다녔다. 몸이 불편한 그에게 빡빡한 대회 일정은 지옥의 레이스였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래도 그는 해냈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