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성장률 -4%, +4%보다 0%, 0%가 낫다

Posted February. 04, 2009 08:54   

中文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4%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20개국(G20) 중 최저치로 두 달 전 전망치보다 6%포인트나 낮다. 최근 나온 각종 경기 부양책의 효과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충격적인 수준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실업률은 0.29%포인트 높아져 약 7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든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질 때마다 근로빈곤층은 7만8만 명, 신용불량자는 22만 명씩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경제 규모 자체가 쪼그라드는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주름살은 더 깊어진다.

정부는 올해는 충격적 수치()지만 내년에는 4.2% 성장해 세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반등할 것이란 예측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싱가포르와 대만의 올해 전망치가 -4.9%와 -4%로 낮아졌다는 점도 지적한다. 희망을 갖게 함으로써 심리적 악순환을 막자는 뜻이겠지만 너무 안이한 발상이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다음해 플러스 성장을 해도 큰 의미가 없다. 성장률이 올해 -4%로 추락한 뒤 내년에 4.2% 성장해봐야 경제규모는 작년 수준을 크게 넘어서지 못한다. 내년 성장률이 4%라면 지난해 수준에도 못 미친다. 정부가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돌려놨다고 자랑할 수 있는 내용이 결코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수출환경이 나빠지는 현실에서 과감하고 신속한 내수경기 부양책은 불가피하다. 정부는 가능한 모든 재정, 금융정책을 통해 국내 소비 및 투자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 원화 가치 약세를 활용해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더 돈을 쓸 수 있도록 제도와 환경을 정비하는 노력도 시급하다. 돈을 투입하지 않고도 일정 부분 효과가 기대되는 추가적 규제 완화는 필수적이다.

기업과 정치권의 동참도 빼놓을 수 없다. 기업들은 국내외 틈새시장을 개척해 물건 하나라도 더 팔고 1달러라도 더 벌어오는 것이 애국이라는 마음으로 뛰어야 한다. 정치권은 더는 정파적 발상으로 경제의 발목을 잡지 말고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법안들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지금은 모두가 성장률을 높이는 데 힘을 합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