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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장도 일자리도 마이너스, 한국경제 벼랑 끝에 섰다

[사설] 성장도 일자리도 마이너스, 한국경제 벼랑 끝에 섰다

Posted January. 23, 200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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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1012월)의 전년 동기대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3.4%로 집계됐다. 작년 3분기에 비해서는 마이너스 5.6%나 된다. 마이너스 성장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수출과 제조업 성장률이 사상 최악으로 추락했고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경제를 지탱하는 중추가 대부분 10년 만에 최악으로 위축된 탓이다.

마이너스 성장이란 우리 경제규모가 1년 전에 비해 축소됐다는 의미다. 그 결과에다 환율요인이 겹쳐 작년 1인당 소득은 1만8000달러 안팎으로 떨어졌다. 2만 달러 진입 1년 만에 1만 달러 시대로 되돌아간 셈이다.

40일전 한국은행은 작년 4분기의 3분기 대비 성장률을 마이너스 1.6%로 전망했었다. 그런데 마이너스 5.6%라는 결과가 나와 단기 예측마저도 얼마나 부정확한지 여실히 드러났다. 이런 판국이니 올해 성장률 전망도 얼마나 큰 오차를 낼지 알 수없다.

성장률 급락은 작년 하반기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빨라 수출이 급감한 게 주요인이다. 세계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데 수출의존도가 특히 높은 한국만 잘 나갈 수는 없다. 그렇더라도 정부가 성장률의 완만한 둔화를 예상하고 경기대응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문제다. 과감하고 선제적인 대응을 다짐했지만 말뿐이지 경제현장에선 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올해도 경기의 바닥이 안 보인다. 급속히 위축된 경기의 하반기 회복도 정부의 부양책이 제대로 효과를 냈을 때나 기대할 수 있다. 기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투자를 꺼린다. 소득감소, 소비침체, 내수기업 경영악화, 투자부진의 악순환이 우려된다.

정부는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상당수가 먼 훗날 추진할 사업들이고 일부는 중복 발표됐다. 단기대책들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정책효과를 못 내고 있다. 작년 9월 중순 이후 한은이 공급한 20조원이 은행을 통해 기업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한은으로 역류하는 바람에 기업 자금난이 여전한 게 현실이다.

벼랑 끝 경제를 구출하려면 재정 금융 등 정책수단을 가진 정부부터 긴장해야 한다. 청와대 지하벙커에 워룸(전시상황실)을 차리면 뭘 하나. 그런 전시행정에서 벗어나 지금이라도 경기부양과 구조조정을 위한 다양한 실효적 수단을 짜내 책임을 지고 과감하게 추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