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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공간-극한 충돌 참사 불렀다

Posted January. 21, 200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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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한강대로변 재개발지역의 5층 건물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던 시위대와 진압에 나섰던 경찰이 충돌해 시위대로 추정되는 5명과 경찰특공대 소속 김남훈(32) 경사가 숨지고 경찰과 시위대 23명이 다쳤다.

이는 1989년 5월 부산 동의대생들의 건물 점거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7명이 숨지고 11명이 크게 다친 동의대 사태 이후 최악의 사건이다 경찰은 시위 현장에서 연행한 25명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옮겨 지문감식 등 신원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 45분경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전날부터 농성을 벌이고 있던 서울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와 전국철거민연합회(전철련) 소속 회원 30여 명에 대한 진압작전에 나섰다.

경찰이 오전 7시 10분경 시위대가 컨테이너 3개를 쌓아 만든 망루에 접근하자 시위대는 화염병과 시너를 뿌리며 맞섰고 이로 인해 망루 1층 컨테이너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오전 8시경 진화됐지만 6명이 불에 타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도심 한복판에서 하루 종일 화염병을 투척하는 등의 불법 행위로 시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조기 진압을 결정했다며 경찰특공대의 투입은 백동선 서울 용산경찰서장의 요청을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철련과 일부 시민단체는 컨테이너와 기중기, 경찰특공대까지 동원된 경찰의 과잉 진압이 대형 참사를 불렀다며 진압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지검장 천성관)은 이날 정병두 1차장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현장 연행자 25명과 경찰관들을 불러 화재 경위와 진압 상황, 책임 소재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상준 이상록 alwaysj@donga.com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