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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의 공포 얼어붙은 부평-울산

Posted December. 02, 2008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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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인천 부평구 청천동 GM대우자동차 부평2공장.

이날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35일간 가동 중단에 들어간 부평2공장 주변은 평소와 다르게 을씨년스러웠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된 이후 국내 자동차회사의 공장이 완전히 멈춘 것은 이 공장이 처음이다.

GM대우차 직원들 감원 공포

이날 부평1, 2공장으로 통하는 출입구의 경비 직원들은 취재진의 출입을 통제했다.

GM대우차는 그동안 기자들에게 공장을 개방했지만 이날부터 토스카와 윈스톰을 생산하는 부평2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기자들의 출입도 막았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이 멈춰 서 있는 모습이 신문에 나가서 좋을 게 뭐가 있겠느냐고 이유를 설명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평소의 절반 정도 직원들만이 공장 밖으로 나왔다. 부평공장 안에 있는 1공장과 연구소 직원들이었다. 젠트라를 만드는 부평1공장은 이달 22일부터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점심 식사를 하러 나서는 직원들의 어깨를 움츠러들게 하는 것은 겨울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가 아니라 감원에 대한 공포였다.

부평1공장에 근무하는 서모 씨는 쉬는 건 문제가 안 되는데 이러다 구조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직원이 많다며 7년 전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경험한 직원이 많아 그런 걱정이 더한 것 같다고 말했다.

GM대우차의 전신인 옛 대우자동차는 2000년 부도가 난 뒤 법정관리를 거쳐 GM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2001년 1700명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날 출근한 1공장 직원들은 앞으로가 걱정이지만 이날부터 쉬게 되는 2공장 직원들은 당장이 걱정이다.

회사에 일이 남아서 출근했다는 2공장 직원 윤모 씨는 감귤을 따면 일당 5만 원은 받는다며 제주도로 가거나 아예 가족들을 데리고 귀향한 직원들도 있다며 하지만 대부분 직원은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한 달 동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GM대우차는 부평2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1월 4일까지 기본급의 70%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동안 해 오던 잔업과 특근까지 없어져 직원들의 수입이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인근 상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서문() 앞에서 남원추어탕을 운영하는 윤모 씨는 11월부터 손님이 줄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절반 정도로 줄었다며 그래도 점심시간 때는 빈자리가 없었는데 오늘은 영 손님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기침에 주변은 독감

식당 문을 닫을까 고민 중입니다.

1일 오후 3시경 울산 북구 효문공단. 현대자동차 협력업체가 밀집된 이곳의 식당가는 현대차가 이날부터 울산3공장을 제외한 국내 나머지 공장에서 잔업과 특근을 중단했다는 소식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반떼와 i30를 만드는 울산3공장은 12월에도 잔업과 특근을 계속한다.

50대 식당 여주인은 모기업인 현대차가 잔업과 특근을 하지 않을 정도로 기침을 하면 이곳의 협력업체들은 대부분 독감에 걸린다며 폐업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효문공단 내 현대자동차 주력 협력업체 가운데 하나인 덕양산업(운전석 계기반 생산)은 지난달 27일부터 8일까지 전체 종업원 790여 명을 대상으로 50명의 희망퇴직자를 받고 있다. 이곳의 30여 개 협력업체도 현대차와 함께 잔업과 특근을 중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어 근로자들의 근심은 늘어만 가고 있었다.

한 협력업체 직원은 회사가 언제 정리해고를 단행할지 몰라 긴장하고 있다며 실직자가 된 뒤의 공포감은 상상하기도 싫다고 말했다.



황진영 정재락 buddy@donga.com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