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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당근보다 채찍 오바마-바이든 외교플랜

[사설] 당근보다 채찍 오바마-바이든 외교플랜

Posted November. 20, 200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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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위원회가 대선 때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후보와 함께 발표했던 오바마-바이든 플랜을 보다 구체적으로 다듬어 내놓았다. 우리의 최대 관심사인 북한 핵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그리고 동아시아 정책의 기본방향도 포함돼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우선 우방국은 물론 비수교 적성국들과도 전제조건 없이 강경하고 직접적인(tough and direct) 외교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선악() 이분법으로 일방외교를 고집하다 명분과 실리를 다 잃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란은 물론 북한 김정일 정권에게도 이 원칙이 적용될 것이다. 오바마 당선인은 특히 북핵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인센티브와 실질적인 압박(real incentives and real pressures)을 기초로 한 강경 외교를 구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액면 그대로 보면 당근과 채찍을 함께 tM겠다는 말이지만 북의 오판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경고의 의미가 더 강하다. 한승주 전 주미대사는 (오바마 행정부를) 쉽게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 담긴 것 같다고 해석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을 강화해 북한 이란과 같은 국가가 NPT 규정을 위반하면 자동적으로 강력한 국제제재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도 오바마식() 비핵외교의 일환으로 보인다. 오바마 당선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감안하면 중국이나 러시아도 쉽게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다. 북은 파출소 피하려다 경찰서 만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오바마-바이든 플랜은 또 경제 분야에서 공정무역을 위해 싸울 것이며 미국의 경제안보를 훼손하는 협정에 대해서는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권 인수위는 발효한지 15년이 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해서조차 NAFTA로 인해 미국시장에서 과잉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수정 필요론을 제기하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이 대선 때 미국 자동차는 한국에서 불과 5000대 밖에 안 팔리는데 한국 자동차는 미국에서 70만대나 팔린다고 했던 말과 비슷한 논지다. 미국의 오바마 차기 행정부는 우리 정부에 힘겨운 통상교섭의 과제를 안길 조짐이다. 치밀하되 유연한 대응이 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