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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성 악화 대출 축소 실물위축 우려

Posted November. 10, 200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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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얼마나 튼실한지 알려주는 각종 건전성 관련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외환위기 때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은행의 건전성 악화는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인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은행들은 건전성 지표를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를 위해 기업 및 가계 대출을 갑자기 줄이면 기업 부도와 가계 파산을 가져오면서 실물경제에 직접적 충격을 가져오게 된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서 앞으로 상당 기간 은행 경영상황이 나아질 가능성도 희박하다.

BIS비율, 연체율

은행들이 올해 3분기(79월) 실적과 함께 공개한 3분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나면서 BIS비율이 떨어진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국민은행의 BIS비율은 2007년 말 12.62%에서 올해 3분기 9.76%로 급감했다. 신한은행은 12.09%에서 11.90%, 우리은행 11.75%에서 10.55%, 하나은행 12.5%에서 10.08(2분기46월), 외환은행은 11.40%에서 10.60%로 떨어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BIS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데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 4조2000억 원의 자사주 물량을 매입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매각하면 BIS비율은 즉각 원상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BIS비율을 높이려면 위험가중자산을 줄이거나, 증자나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 국민은행은 1013일 8000억 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한다고 9일 밝혔다. 이에 앞서 9월 하나은행은 3900억 원, 우리은행은 2000억 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연체도 늘고 있다.

3분기 은행별 총연체율은 국민 0.68%, 신한 0.69%로 전 분기보다 각각 0.11%포인트, 0.02%포인트 높아졌다. 우리은행은 0.13%포인트 상승한 0.69%, 하나은행은 0.17%포인트 오른 0.88%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연체율, 특히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2007년 말 1.10%에서 1.59%, 가계대출 연체도 지난해 말 0.56%에서 올해 8월 말 0.68%로 높아진 상태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미리 쌓고 있다. 대손충당금 전입률은 2007년 상반기(16월) 0.20%에서 2008년 상반기 0.37%로 증가했다.

저축은행, 캐피털 등 2금융권의 신용 경색도 악화되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할부금융사의 10월 채권 발행규모는 1450억 원으로 9월 7398억 원에서 80%나 급감했다. 이처럼 자금 조달이 막힘에 따라 우리파이낸셜은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에서 3000억 원, 하나캐피탈은 계열사인 하나은행으로부터 2000억 원의 유동성 지원을 받기로 했다. 저축은행과 보험사 등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부실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대출금 회수땐 부도위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은행들의 건전성 악화가 바로 실물경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으로서는 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자기자본비율을 늘리거나 위험자산을 줄여야 한다. 금융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줄이지 않으면서 자본 확충을 통해 건전성을 유지하라고 하지만 전 세계가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증시 여건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증자를 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은행들은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신규 자금의 공급을 중단하거나 기존 대출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고, 자금줄이 막힌 기업과 가계는 부도 위기에 몰릴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연구원은 은행들의 내년 추정 순이익을 당초 예상치보다 42.4% 하향 조정했다며 은행들이 2000년대 이후 과도하게 투자된 부동산(실물) 부문의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정재윤 crystal@donga.com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