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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선플

Posted October. 04, 20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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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댓글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지만, 좋은 댓글은 절망에 빠진 사람도 춤추게 한다.

악성 댓글(악플)과 사이버 괴담에 시달리던 연예인들의 자살 사건이 계속되면서 착한 댓글로 서로를 북돋아주자는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5월 생긴 선플달기 운동본부(운동본부)는 악플의 심각성을 알리고 인터넷에서 상대를 존중하고 격려하는 댓글 달기 캠페인을 주도하는 단체다.

민병철 생활영어로 유명한 중앙대 교양학부 민병철 교수를 주축으로 고승덕 변호사, 영화배우 안성기 씨, 탤런트 유동근 씨, 방송인 김제동 씨가 공동대표를 맡는 등 유명인사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운동본부를 기획한 민 교수는 지난해 1월 누리꾼들의 지속적인 악플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가수 유니의 소식에 큰 충격을 받고 선플 운동을 펼치기로 결심했다.

당시 민 교수는 자신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악플로 고통받는 유명인 10명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악플 내용을 읽어본 뒤 피해자가 비방당하지 말아야 할 이유와 격려 댓글을 적어주라는 과제를 냈다. 이틀 만에 5700여 개의 선플이 달리는 등 학생들의 큰 호응에 그는 선플 운동의 잠재력을 확신하게 됐다.

민 교수는 악플은 익명의 뒤에 숨은 소리 없는 총탄이라며 겉으로 강해보이는 연예인들도 속은 보통 사람과 똑같은 감수성을 가진 연약한 인간일 뿐이어서 그 총탄 앞에선 무기력하다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전국 초중고교에 선플방을 보급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교내 컴퓨터실과 홈페이지를 선플방으로 지정한 뒤 정기적으로 친구와 가족, 교사들에게 칭찬과 격려의 댓글을 달도록 하는 것이다. 올해 6월 제주 중앙중에 1호 선플방이 만들어졌고 경기 용인시 성지고, 서울 혜원여고 등 10곳에 추가 설치를 논의 중이다.

운동본부 활동을 함께 해온 연예인들도 악플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선플 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영화배우 안성기 씨는 권투에서 잽도 많이 맞으면 그 충격이 쌓여 결국 KO를 당하듯 작은 댓글 하나가 모여 한 사람의 인격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며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내 가족처럼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 번 더 생각하고 댓글을 달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 씨는 선플달기 운동을 하면서 악플에 시달리는 학생을 만나보면 비난을 일방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는 것 같다며 마치 말하는 사람은 없는데 뒤에서 얘기가 들려오는 것처럼 더 무섭고 위축된다고 전했다.

운동본부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탤런트 독고영재 씨도 선플 운동은 갈수록 취약해지는 아이들 인성교육을 보완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광영 조종엽 neo@donga.com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