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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자이툰 부대의 귀국

Posted September. 22, 200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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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번째 학교 준공(7월14일), 4억7000만 원을 투입한 길이 2.8km 도로 개통(8월19일), 13억 원짜리 범죄수사국 건물 지어 인계(8월27일), 기술교육센터 16기 입학식(9월1일). 이라크 아르빌 지역에서 활동 중인 자이툰 부대가 최근 현지 쿠르드인들에게 준 선물 목록이다. 내일은 자이툰 부대의 주선으로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쿠르드 어린이 6명이 한국에 도착해 수술을 받는다. 하나 같이 해외파병 정규군보다는 국제구호단체에 어울림직한 대민() 지원사업들이다.

그 자이툰 부대가 올 연말 완전 철수한다. 이라크에 파병된 지 4년만이다. 이라크 정세가 안정되고 미국도 내년 1월까지 8000여 명의 미군을 철수할 예정이어서 더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한다. 자이툰 부대는 아르빌 지역에 전쟁의 소용돌이가 닥치는 것을 차단하는 기본 임무 외에 다양한 대민사업을 펼쳐 큰 성과를 냈다. 연인원 1만8912명의 장병들이 평화를 상징하는 부대 이름 자이툰(올리브)답게 땀 흘린 덕분이다.

자이툰 부대 파병은 여러 측면에서 국익에 도움이 됐다. 이라크 평화유지에 기여해 국제적 위상이 제고됐고, 한미 동맹관계를 돈독히 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쿠르드인들과 쿠르드자치정부(KRG)는 자이툰 부대를 신의 선물이라 부르며 고마워한다. 한국과 이라크 관계도 가까워졌다. 경제적 혜택도 상당하다. 6월 지식경제부와 석유공사는 KRG와 추정 매장량 19억 배럴(한국지분 기준) 규모의 초대형 유전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2006년 1700만 달러에 불과하던 이라크 건설수주는 지난 해 3억5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파병에 반대했던 사람들은 지금쯤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노무현 정부 당시 열린우리당은 집권 여당임에도 집요하게 파병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파병연장 동의안 표결 때도 대다수 여당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통일부 장관 시절 아르빌을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던 정동영 씨는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가 되자 자이툰 부대를 용병()이라고 폄훼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 자이툰 부대는 웅변한다. 국익을 위해서는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선동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방 형 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