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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건강 정말 이상있나

Posted September. 10, 2008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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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 60년을 기념하는 9일 인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북한은 해마다 99절에 실시했던 군대 열병식마저 이번에는 열지 않았다. 최대 우방인 중국의 특사도 초청하지 않았다.

건국 60주년을 맞은 북한의 이상한 하루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확산시켰다.

이상한 건국 60주년 기념일=한국과 국제사회는 이날 평양에서 열린 대규모 열병식과 군사 퍼레이드, 100만 명 이상이 모이는 군중집회 등에 김 위원장이 모습을 나타낼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보 당국은 이날 오전 북한 군인들이 열병식 행사장인 김일성 광장 인근 미림비행장에서 대기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그러나 오전에 열병식은 열리지 않았다. 군인들은 오후에 김일성 광장으로 이동했지만 해가 저물 때까지 광장에서 대기하다 돌아갔다.

북한 방송들은 오전 중에 전날 열린 정권 수립 60주년 경축 중앙 보고 대회 장면을 녹화방송 했다. 이후 일반 드라마와 미리 준비한 정권 수립 60주년 기념 프로그램을 방송할 뿐 기념행사 소식은 전하지 않았다.

이상한 조짐은 전날부터 감지됐다. 북한은 1998년 정권 수립 50주년과 2003년 55주년 당시에는 중앙보고대회 없이 열병식만 개최했고 김 위원장은 이 행사에 모두 참석했다. 그러나 이번엔 전날 중앙보고대회를 열었다.

북한, 중국 특사 초청 안 해=중국은 공산당이나 외교부 차원에서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9일 올해는 북한 당국이 중국 정부에 특사를 요청하지 않아 중국 측 특사가 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불능화 조치 중단 및 핵시설 복구 움직임으로 얼어붙은 6자회담의 협상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이 기대했던 중국의 고위급 특사 카드가 물 건너간 것이다.

중국은 그간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질 때마다 탕자쉬안() 국무위원이나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을 특사로 파견해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이끌어 내는 데 적잖은 역할을 해왔다.

다시 제기되는 건강 이상설=김 위원장이 3주 전에 모습을 감춰 정권 수립 60주년 기념일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의 건강 이상설이 나돌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가 악화돼 (중국에) 특사 파견 요청을 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은 지난달 중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의료진 3명이 무비자로 방북했으며 지난달 17일에는 프랑스 뇌 신경외과 전문의가 방북해 9일까지 각각 귀국하지 않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진료를 요하는 북한 고위 인사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씨란 얘기가 있지만 김 위원장의 최근 대외 활동을 볼 때 김 위원장이 진료 대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그동안 여러 차례의 건강이상설에도 불구하고 건재해 온 것에 비춰 볼 때 이번 이상설이 과연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신석호 조수진 kyle@donga.com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