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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년지지부진했던 이정부, 이젠 속도 내라

[사설] 반년지지부진했던 이정부, 이젠 속도 내라

Posted August. 21, 200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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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에서 지난 반년의 국정운영에 대해 일손을 놓고 있었던 기간은 아니며 생각보다 많이 일하면서 워밍업한 기간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임기 초반의 6개월은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짧은 시간이 결코 아니다. 지난 반 년 간, 아니 인수위 시절을 포함해 8개월간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됐기에 국정 동력()이 현저하게 약화됐는지, 엄숙한 자성()과 냉철한 문제분석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본격 등판에 앞서 몸을 푸느라고 그랬다고 했지만 나날의 삶이 절박한 수많은 국민한테 이런 말은 들려주지 않음만 못하다. 이 대통령은 야후닷컴과의 인터뷰에선 내년 말쯤 가면 경제가 회복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경제 대통령이 아니라 경제 평론가처럼 느껴지게 한다.

이 정부는 경제 살리기를 내걸고 출범했지만 실전()에선 무엇 하나 제대로 한 게 없다. 규제를 확 없앨 듯이 목소리를 높였지만 기업 투자도, 일자리 창출도 오히려 뒷걸음질이다.

물론 얘기치 않은 촛불시위로 집권 초에 단행해야 할 개혁과제 추진에 차질이 생겼고, 민생 대책은 국회 공전으로 논의조차 못했으니 정부로서도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당정()이 긴밀히 조율해 국정과제의 우선순위를 따져 좌고우면하지 않고 밀어붙였더라면 사정은 달라졌을 수 있다. 청와대나 부처나 민감한 문제들은 결정을 미루고 반대세력의 눈치만 살피다가 이 모양이 된 것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무력감을 떨치고 매사 정면 승부한다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 국익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 설령 추진과정에서 야당의 반대가 있더라도 극복해야 한다. 평가는 국민이 총체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오늘 발표하는 부동산시장 활성화방안을 시작으로, 추석 민생대책(22일), 쌀가공산업 종합대책(23일), 2차 공기업 선진화 및 2단계 대학자율화 방안(25일), 국가에너지종합계획(28일) 등을 내놓고 다시 정책 드라이브를 걸기로 한 것을 우리는 주목한다. 이들 정책에 경제체질 강화와 민생고 해결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내용이 담기기를 기대한다. 지지부진했던 반년의 질곡에서 벗어나 민생 대책을 속도감 있게 수립, 집행하는 정부로 거듭 나 정권교체의 뜻을 살리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