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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박세일•최장집•이정우

Posted October. 01, 200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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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일(서울대) 최장집(고려대) 이정우(경북대) 교수는 이름만으로도 세간의 이목을 모으기에 충분한 학자들이다. 조형 이화여대 교수의 말이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표적 정책 브레인이기 때문이다. 그제 대화문화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민주화 세계화 시대의 양극화 토론회에 동석한 이들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는데 동의했다.

그러나 양극화의 원인에 대한 분석과 처방은 달랐다. 박 교수는 국가 능력의 부족이 근본적 문제라며 현 정부의 무능을 질타했다. 경제성장과 교육개혁, 사회안전망을 통해 세계화를 꾀하면서도 양극화를 피할 수 있는데 참여정부는 정책 구상 능력도, 추진 능력도 없다는 얘기다. 최 교수는 경제 민주화의 실패를 지적했다. 신자유주의적 경제관을 과격하게 수용해 노동을 배제 천시하는 게 문제라는 주장이다. 박 교수가 국정 방향을 크게 바꿀 선진화 세력 형성을 해결책으로 제시한 반면, 최 교수는 기업과 노동자의 사회협약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과거사를 양극화 원인으로 지적한다. 개발독재시대 이후 한국의 경제 사회에 각인된 민주주의 결여와 배제의 문화가 양극화의 심연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성장과 분배의 동반이 이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했다. 그러나 분배가 잘된 나라일수록 성장이 빠르다던 종래의 주장은 최근의 경제학 연구는 분배 개선이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혀내고 있다는 말로 후퇴했다.

박 교수는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과 노동개혁을 주도했던 성장론자다. 진보적 정치학자인 최 교수는 625전쟁관()을 놓고 이념논쟁에 휘말린 적이 있다. 각자의 이념이야 어떻든 YS와 DJ 시절엔 대한민국의 시장경제 체제를 의심한 사람은 거의 없다. 8월까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을 지낸 이 교수는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행복을 예로 들며 분배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로 떨어졌어도 국민은 아직 행복하지 않다. 이 교수는 행복한지 궁금하다.

김 순 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