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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통과 신호 깜빡깜빡

Posted April. 28, 2005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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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바닥을 지났음을 알려 주는 실물지표들이 나오고 있다.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이 9분기(2년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고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백화점 매출이나 자동차 판매 등 상당수 지표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밑돌아 경기회복세가 너무 미약하다는 분석이다.

바닥은 쳤다=28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및 1분기(13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소매업 지표)이 작년 1분기보다 1.2% 증가해 2002년 4분기 이후 9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특히 2003년 3월과 2004년 2월을 제외하고 줄곧 감소세를 보였던 백화점 매출액이 3월에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0.1% 증가했다. 3월 할인점 매출도 9.1% 증가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건설경기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6개월의 뒤에 건설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건설수주는 3월에 72.7% 증가, 2003년 6월 이후 최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정부가 예산을 조기 집행하면서 공공부문 건설이 177.1% 증가했고 민간부문도 주택 사무실 점포를 중심으로 51.7%가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경기부진의 가장 큰 원인인 내수침체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경제성장률로 보면 1분기가 저점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불안한 회복세=경기회복 신호는 확인됐지만 서민이 이를 체감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 회복세가 워낙 미약하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민) 연구위원은 수출증가율이 10%를 넘는 등 수출실적이 좋고 내수가 개선돼 3월 산업생산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67%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표는 4.8% 오른 것으로 나와 기대를 밑돌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 1분기 산업생산 증가율(3.8%)이 작년 4분기 증가율(6.7%)보다 악화된 것도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3월 백화점 매출액 증가율이 0.1%에 그쳐 소비회복세가 너무 미약한 점도 걸린다.

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돼 수출실적도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보완해 줄 소비가 살아나는 힘이 너무 약하다는 것. 국내 자동차 판매액은 1분기에도 3.9% 줄어 소비자가 목돈 지출을 꺼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은행이 전국 2486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4월 기업 경기실사지수(BSI)도 꺼림칙하다. 현재 경기를 묻는 4월 제조업 BSI는 85, 비제조업은 80으로 모두 4개월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5월 경기전망을 물은 업황전망 BSI에서 제조업은 전달과 같은 91을, 비제조업은 1포인트 떨어진 88을 나타냈다. 업황전망이 3개월 만에 정체나 꺾임세로 바뀐 것.

황인성 연구원은 수출이 급격히 위축되는 일이 없는 상태에서 소비심리가 빨리 풀려야 경기가 살아난다며 환율, 유가, 중국변수 등 대외변수가 경기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