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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당뇨병

Posted March. 14, 2005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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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의 라틴어인 diabetes mellitus는 단 분수()라는 뜻이다. 의역()하면 단맛 나는 오줌을 많이 누는 병 정도가 되겠다. 문헌상으로는 기원전 3500년경의 이집트 파피루스에 당뇨병에 대한 최초 기록이 나온다고 한다. 당뇨병은 1921년 개의 췌장에서 혈당을 줄이는 인슐린이 발견되면서 치료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평생 관리하며 살아야 하는 병이라는 통념대로 확실한 완치 비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한국에서 당뇨병 환자가 4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다. 한 해 50만 명 이상이 새로 발병하고 있고, 이 추세로 가면 2030년에는 당뇨병 환자가 전체 인구의 14.4%인 722만 명에 달하리라는 경고다. 당뇨 쓰나미라는 표현까지 등장한 것을 보면 심상치 않은 일임에 분명하다. 당뇨병은 한마디로 선진국 병이다. 영양 섭취는 과다한 반면 운동량이 부족한 데서 발병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부정적인 산물까지 안게 된 것은 영 달갑지 않다.

국가적인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그동안 당뇨병 관련 예산이 연간 12억 원 정도에 불과했다는 것은 이렇다 할 대책이 없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체계적인 당뇨병 예방 및 관리사업을 벌이고 있는 미국 일본 등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른바 선진화를 구호로 내건 정부라면 이런 일에서부터 돈을 제대로 써야 하지 않겠는가.

더 중요한 것은 환자 개인의 자기관리 노력이다. 식이요법을 지키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등 개인의 생활 습관까지 국가가 책임질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가난했던 시절 비만은 부유함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사회구성원 대다수가 먹고살 만하게 된 지금 비만은 자기관리에 소홀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당뇨병에 대한 인식도 이와 비슷하게 바뀌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면 당뇨병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송 문 홍 논설위원 songm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