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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붕괴 직전 중재나서 돌파구 마련

한일관계 붕괴 직전 중재나서 돌파구 마련

Posted January. 20, 200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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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공개된 문세광 사건관련 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수사과정에서 일본 측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자 미국이 나서서 일본 정부를 움직여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1974년 9월 4일 함병춘 주미대사가 미 국무성 하비브 차관보를 비밀리에 만난 데 이어(9월 4일 외무부 긴급문서) 5일 김동조 외무부 장관은 에릭슨 미국대사 대리와의 면담에서 미국은 하지슨 주일대사를 통해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다나카 총리나 기무라 외상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주문했다(9월 5일 면담요록).

이에 에릭슨 대사 대리는 그동안 한일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돌발적인 움직임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의 입장에 변화가 없자 김 장관은 9월 9일 에릭슨 대사 대리를 만나 다나카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기 전 친서를 보내지 않는다면 주일 한국대사 소환, 장관 사표 제출, 주일공관 철수를 단행하겠다고 일본대사에게 밝혔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일 간 감정이 악화 일로로 치닫자 하비브 차관보는 9월 10일 주미공사에게 전화를 걸어 친서 내용에 대해 한국이 너무 강경한 태도를 취하지 말아 달라고 진화에 나선 사실도 드러났다.

한일 양국관계는 붕괴 직전 미국이 중재에 나서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하비브 차관보는 13일 박근 주미공사, 14일 윤하정 주일공사를 차례로 만나 한국의 총련 규제 요구는 비합리적이라며 일본 측 안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9월 13, 14일 외무부 보고문서). 그로부터 이틀 뒤 김 장관과 우시로쿠 주한 일본대사는 다나카 총리 친서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이뤄냈다(9월 17일 외무부 보고문서).



최영해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