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월드스타들이 줄줄이 추락했다.
23일 아테네 올림픽 인도어홀에서 열린 여자 기계체조 이단평행봉 결승전.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은 단연 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체조 여왕 스베틀라나 호르키나(러시아).
이단평행봉은 96년 애틀랜타 대회와 2000년 시드니 대회 모두 석권한 주 종목. 그러나 호르키나는 연기 도중 봉에서 손이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다시 봉으로 올라가 연기를 마쳤지만 점수는 8.925로 8명의 출전자 중 최하위. 호르키나는 그대로 짐을 싸 경기장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는 2000년 시드니 대회 때도 단체전과 개인종합 경기 도중 이단평행봉에서 봉을 놓치는 실수로 금메달을 놓쳤다.
세계기록(2시간15분25초) 보유자로 여자 마라톤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던 폴라 래드클리프(영국). 그에게 붙는 철의 여인이라는 수식어도 섭씨 35도를 기록한 이날 아테네에서는 무색했다. 래드클리프는 10km 지점부터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 결국 36km 지점에서 달리기를 멈춘 채 땅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37세의 베테랑으로 올림픽에 다섯 번째 출전한 허들의 여제 게일 디버스(미국). 그는 자신의 주 종목인 100m 허들에서 만큼은 우승을 공언했다. 그러나 첫 번째 허들을 넘기도 전에 테이핑을 하고 나온 왼쪽 발목을 움켜쥐며 트랙에 나동그라졌다.
김성규 kimsk@donga.com